온 산과 들에, 느끼지 못할듯한 가운데서도 봄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발아래를 살펴보면 미처 깨닫지도 못한 사이에 봄의 꽃들이 한창이다.
꽃은 새롭게 피어나기에 아름답다.
그리고 새롭다는 것은 반복이 아니라 창조를 의미한다.
한 번 진 꽃은 다시 피어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바라보는 꽃은 작년에 피었던 그 꽃이 결코 아니다.
다만 꽃일 뿐.......
사람들은 꽃의 화려함만을 좋아할 뿐 그 속의 치열함을 알지 못한다.
화려함과 향기를 갖지 못한 꽃은 씨앗을 맺기 어렵다.
그러므로 꽃의 아름다움과 향기는 삶의 치열함을 보여주는 것이며,
올해 피어나는 저 꽃은 내가 보았던 지난해의 꽃이 아니라, 그 치열함이 낳은 또다른 모습일 것이다.
꽃은 새로운 세대를 열어가려는 식물의 발정기다.
꽃이 아름다운 건,
단순히 그 모양과 색채, 그리고 향기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속에 삶의 치열함이 있기 때문이다.
일하는 사람의 때묻은 손이 아름다운 건
다음 세대로 이어가기 위해 발정 난,
꽃과 같은 치열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봄은 발정 난 꽃들로 인해 향기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