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에서 본 영산(靈山)
양 영식
산/ 서쪽과 동쪽 사이로/잎에 물기 오르고 있다./서로 살갑게 인사를 한다./
햇빛 닿는/ 곳/잎은 더 푸르러지고//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깊게 속삭이는 /
월명 산/이 곳/월명(月明) 산/푸른 산이 힘이 되어/삼십년의 응시로 선/
비의(秘義)는/이제,/요렇게/마음속에/물길 솟구치게 한/내 영혼의 영산이었네./
<시작 노트>:
내 우거 금광 산방에 자리 잡은 3층 서재에서 바라 본 푸른 월명 산엔 내 영혼을 태어나게 하는 秘義를 감추고 있다. 그러니까 그곳과 외로운 내 영혼과의 30년의 마주침에서 영적인 물길이 유지됐기 때문이리다.
늘 서재 3층에서 바라본 월명산은 어떨 땐 객체적 형상에서 이탈된 내안 내 마음의 아픔을 느끼게 해 할 시원(始原)이 되기 도 했고, 때론 새로운 自 認識을 새 벼랑으로 내몰아 주기도 했었다.
어디에 살든, 무엇을 하든,(무(無)의 본체는 필시 침묵의 일탈이기에) 나를 훨훨 날 수 있게 한 영혼의 고원(高原)으로 자리 잡고 있음에서 나를 행복 없이 도 살 수 있게 해 주었기에 끝없는 시행착오를 지속해 나갈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영(靈)산을 바라다봄에서의 눈뜸은 나의 각성으로부터 시작되어서, 이 눈뜸 들이 다른 눈뜸의 차연(差延)으로서 자연에 의한 오랜 눈뜸과의 새 만남은 곧 선(禪)의 깊이로 작용해 나갔기 때문으로서 헤아려짐 이 아닐까 한다.
아! 나의 피(彼)와 아(我), 안과 밖을 나누는 명징 점에 이르고자 한, 내가 지적 함정에 빠짐을 느낄 때면, 응축되는 내 영혼 속에서 나 자신을 유지시키며 유영해 나갈 폐쇄된 마음 속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순간 장자의 말이 떠오른다. 정말 싹이 돋게 하려거든, 다만 “그만 두어라, 그냥 두어라 (己乎, 己乎).” 그러고 또 생각해 보니 나의 청맹과니 신세의 한탄과 호모사피엔스의 직립 보행을 향한 그 고통들은 현대인의 진화 신화의 희망가가 되었음을 떠올리며 시작(詩作)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