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열하일기,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에서 일부분......
내가 일찍이 문을 닫고 누워서 소리 종류를 비교해 보니,
솔숲 바람소리가 퉁소 소리를 내는 것은 듣는 이가 청아한
탓이요. 산이 찢어지고 언덕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는 듣는
이가 분노한 탓이요. 개구리가 다투어 우는 것은 듣는 이가
교만한 탓이요. 대피리가 수없이 우는 것은 듣는 이가 놀란
탓이요. 찻물이 끓는 듯이 문무(文武)가 겸한 것은 듣는 이가
아취를 자아내는 탓이요. 거문고가 궁우(宮羽)에 맞는 것은
듣는 이가 슬픈 탓이요. 종이 창에 바람이 우는 것은 듣는 이가
의혹됨이 많은 탓이니, 모두 바르게 듣지 못하고 특히 마음속에
품은 뜻을 가지고 귀에 들리는 대로 소리를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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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말하라 하지만
자유롭게 말 할 수 없는 세상에서
애매모호한 입이 착잡하다.
자유롭게 말하라 했지만
자유롭게 듣지 못하는 세상의
애매모호한 입이 착잡하다.
새로이 거듭나는 역사의 심장소리를 찾아 오면서도
아직도 곳곳에 흘러간 역사의 심장소리가 들리는 세상에서
애매모호한 우리들의 그림자가 착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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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함으로
선의를 말하고 들으며
겸손함으로
선의를 들으며 말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세상 사이 소통이 되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