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간절하게 아기를 기다리던 시절 어느 날 생생한 꿈을 꾸게 되었다.
낯선 시골집 앞에 서 있는데 대문 안쪽에 커다란 암돼지가 누워있었다. 집 주인인듯한
사람에게 왜 돼지가 이렇게 누워있느냐고 하자 방금 새끼를 낳고 힘들어서 쉬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 집안으로 들어서 기웃거리는데 어디선가 방금 낳았다는 새끼 돼지가 조르르 나를 따라오더니
발 뒤꿈치를 꽉 무는 것이 아닌가. 깨고 난 후에 '아 이게 바로 돼지꿈이구나' 싶어 남편에게
복권을 사오라고 했고 부푼 기대를 안고 발표를 기다렸으나 꽝이었다.
에이..돼지꿈을 꾸면 횡재한다더니...개꿈이로구나...하고 씁쓸해했는데 얼마 후 큰 아이를 임신한
것을 알게되었다. 어른들 말씀으로는 돼지꿈을 태몽으로 꾸고 낳은 아이는 재물복이 있다고 한다.
이제 대학을 졸업하여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니 앞날을 지켜보면 어른들 말씀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어른들 말씀으로 막연하게 태몽임을 짐작했던 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책이 바로 '태몽'이다.
단순히 아들이냐, 딸이냐를 점치는 것이 아니라 슬하에 자식을 몇을 둘 것인지, 그 아이의 앞날은 어떨것인지,
심지어 신체적인 특징까지도 예지해준다는 태몽의 세계는 신비하기만 하다.
태몽은 꿈 중에서도 가장 완벽한 상징표현으로 100%의 놀라운 예지력을 보여준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위인들의 경우를 보면 심상치 않은 태몽으로 크게 될 나무의 '떡잎'임을 예지했다고 한다.
태몽은 미신이 아니고 소중한 자손이 세상에 나오는 최초의 조짐이다.
저자의 말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우리 민족이 다른 어느 민족보다도 꿈해몽, 관상, 풍수, 사주, 성명학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생활에 이런 점들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이는 우리 민족이 논리적 바탕에 기반을 두기 보다는 직관의 세계나 영적인 정신세계에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주어진 여건 속에서 슬기롭게 헤쳐나가고자 하는 운명론적 사유관에 대한 남다는 인식을
보여주고 있음의 반증이라는 말에 큰 공감을 갖게 된다.
기억도 잘 안나는 꿈이 뭐 대수랴 싶어 내치지 말고 주의깊게 돌아볼 일이다.
'칼 쿠스티프 융'의 말처럼 인간의 무의식속에 인류의 근원적 체험의 원형이 존재한다고 보고 우주의 어디선가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 혹은 인간을 창조했다는 신의 메시지 일지도 모를 '꿈'에 귀와 마음을 열어 돌아볼 일이다.
태몽을 기억할 수 없더라도 아이의 미래를 위해 멋진 태몽하나 지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심상치 않은 태몽으로 태어났다며 아이의 등을 두드려준다면 스스로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하여 없던 힘도 불끈
내지 않겠는가. 저출산 시대에 접어든 요즘 많은 이들이 풍성한 태몽을 많이 꾸었으면 좋겠다.
물론 태어날 아이에 대해 궁금하다면 수많은 실증 사례가 꼼꼼하게 기술된 이 책 '태몽'이 해답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