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중원, 백정의사 박서양>은 SBS 인기 드라마 ‘제중원’의 소근개, 황정의 실제 모델입니다. 사실 너무나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입니다. 광혜원, 제중원 그리고 세브란스로 이어지는 병원의 역사나 조선말 혹은 대한제국 초기의 우리날의 정세와 세계 여러나라들과의 외교관계를 아울러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TV를 통해서는 한국기독교 초기의 역사와 선교사들의 활동들을 보고 있어 더욱 유익한 드라마였습니다.
책속에서 사람대접도 못 받던 백정의 아들이 최초의 근대식 병원의 첫 의사 7인 중 한사람이 되는 장면이나 독립운동에 도움을 주고자 군의가 되는 일이며, 에비슨 의사와의 약속을 지키고 구세의원을 용정에 세우며 스승 에비슨이 고향으로 가기 전 마지막 만남 을 갖게 되던 날 급한 환자가 생겨 스승과 정 반대의 길로 왕진을 가는 모습 속에서 진정한 의사의 길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자신의 부귀를 쫓은 것이 아니라 나라와 민족을 위해 아낌없이 바쳤던 열정과 헌신은 그를 대의(大醫)라 해도 손색 함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근래에 들어 KBS 스페셜 ‘한국최초 7인의 의사, 독립투사가 되다’를 보았었습니다.
그곳에서는 김필순, 신창희, 홍종은, 주현칙, 김희영 그리고 박서양이란 인물이 나왔었습니다.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홍석후의 이름은 없었습니다. 또한 책에서의 추현측도 주현칙으로 이름이 설명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비중이 김필순에게 가장 많은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박서양의 졸업사진이며, 수술에서 도움을 주고 있는 장면 그리고 용정에서 구세의원을 세웠다는 좀 더 구체적인 자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1894년 고종31년 역졸이나 광대, 갖바치 등 모든 천인의 신분을 면해줍니다.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얼마나 감격스러웠을까요? 그 기쁨을 <제중원, 백정의사 박서양>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어려운 단어들에 작은 별표식이 있어 ‘잠깐’이라는 네모박스로 단어설명을 해주고 있고, 또 그 단원이 끝날 때쯤에는 그 시대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글들이 추가로 씌여져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의 삽화는 글의 내용을 더 명확히 이해하게 해주었고, 165쪽의 부록으로 박서양 연대기는 166-171, 사진자료는 172- 175쪽까지 이어집니다.
한일합방 100년이 된 시점에 다시 우리나라의 시대와 역사 문화 그리고 의술과 선교를 돌아볼 수 있는 드라마와 책들이 자꾸 나와서 좋습니다. 큰 의미가 있음을 느낍니다.
지난 4월 7일부터 오늘인 18일까지 현재 병원에 입원을 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임파선 림프종 악성'을 판정받고, 종양하나와 편도선 수술을 했으며, 골수를 뽑고, 항앙치료 1차에 접어들었습니다. 병원에서 이 책을 읽었는데, 의사선생님들과 간호사님들의 수고가 너무 눈에 띄었습니다.
"무슨 일이든 눈치껏 알아서 했고, 환자들에게도 매우 친절"했던 박서양 선생님의 마음이(p.91)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관련된 모든 분들에게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한 박서양선생님이 이토록 후학을 양성하고 독립운동을 한 것을 인정받아, 2008년 건국포장을 받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환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세계에 과감히 도전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녔던 선생님의 마음을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의사들 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이 본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