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을수록 새벽을 그리워하듯 마음이 추위를 타면 따뜻한 정이 더욱 간절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래서일까. 세상의 춥고 그늘진 곳을 찾아 훈훈한 사랑을 나누는 소식은 듣기만 해도
우리들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성경에 '긍휼'이란 말이 있다. 영어로 된 성경엔 'love'라고 적혀 있지만 그보다는 '함께 운다'는 뜻의 'sympathy'가 더 적절한 말이라고 한다.
예수회 사제로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다 생을 마친 헨리 나우웬은 긍휼은 "직접 그 사람들에게 다가가 고난이 가장 극심한 곳으로 들어가 거기에 자리잡는 것이다." 라고 했다.
특권적인 위치에서 허리만 구부려 소외된 자들을 향하는 것은 진정한 긍휼이 아니기 떄문이다.
낮은 곳에 있는 이들과 같은 곳에 머물며 함께 울어주는 일이야말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목석애 화백.
그는 붓끝으로 사랑을 나누는 화가다. '크레파스 조각화'로 유명한 그는 매주 호스피스병동의 암환자와 재활센터의 장애 어린이, 그리고 요양원의 노인들을 찾아 다니며 그들의 얼굴을 그려준다.
더 이상의 희망이 없는 암환자와 노인들, 그리고 장애 어린이에게 그가 그려주는 캐리커처는 그들의 그늘진 마음에 빛이 되어주고 아직도 세상은 따뜻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지난 7월부터 그가 그림 봉사를 하며 그린 캐리커쳐만 수백 장, 아이들 뿐만 아니라 그들 곁을 지키고 있는 가족이나 봉사자에게도 그는 자신의 재주를 아끼지 않는다.
언젠가 뉴스에서 '얼굴을 그리다보면 서로의 마음이 전해져 한 가족이 된 느낌을 받는다.'는 그의 소식을 접하며 세상에 무엇 하나 베풀지 못한 내 자신을 반성했던 기억이 난다.
목석애 화백이 80회를 맞은 사색의 향기 문학기행에 특별 초대손님으로 함께 기행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문학기행 80회를 기념하는 특별 이벤트로 회원들께 멋진 캐리커처를 그려주기로 했다.
불가에선 무재칠시라 하여 가진 것 없어도 나눌 수 있는 게 일곱 가지가 있다고 했다. 목석애 화백의 캐리커처는 문학기행 회원님들께 잊지 못할 추억의 선물이 될 것이다.
우리 문학기행을 위해 선뜻 재능기부를 허락해 주신 목석애 화백님께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사족 : 캐리커처를 그릴 시간이 많지 않으므로 참석회원 중 댓글 선착순으로 10분께만 캐리커처의 행운을 드릴 수 밖에 없음을 이해하시라.
문학기행회 길라잡이 백 승 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