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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리
/ 작성일 : 2004-10-15 00:00
댓글 : 4 /
조회수 :
5,6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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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연밥 한 알 속에 /안도현
그대
연꽃이 피는 것을 보았는가
한송이 물 위로 떠오르며
등,
또 한송이 물 위로 떠오르며
등등,
연꽃이 피는소리 들어보았는가
그대 그때 두 귀를 열고 있었는가
이 세상이 아파서
이 세상의 모든 상처 위에
상처의 쓰라림 위에 쓰라림의 기쁨위에
연꽃은 핀다네
뿌리를 뻗어 진흙땅을 다 껴안은뒤에
꽃으로 하늘을 떠받들어 올리는 꽃
그리하여 그 향기로
아픈 세상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꽃
저 혼자 피는 꽃이 아니라네
여럿이 손잡고 한꺼번에 피는꽃이
연꽃이라네
연못에서만 피는 꽃이 아니라네
그대의 두 눈동자 속에도 피는 꽃이
연꽃이라네
그대
연꽃이 두등등등 피었다고
꽃만 보며 한나절 보내지는 않을테지
외로운 우주의 중심으로
꽃대를 밀어 올리는 안간힘 속에
맨 처음 땅에 떨어진 연밥 한 알 속에
이미 피어 있는 연꽃도 보고 있을 테지
Photo : 지아
music : 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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