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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나누어 가질 줄 아는 사랑을!

작성자: 김형효 / 작성일 : 2005-01-01 00:00

댓글 : 2 / 조회수 : 5,221

새해에는 나누어 가질 줄 아는 사랑을!

故 김남주 시인의 시 ‘사랑은’, 화가 두시영을 만나 새로운 사랑 펼치다

김형효

사랑은

겨울을 이기고 사랑은
봄을 기다릴 줄 안다.
기다려 다시 사랑은
불모의 땅을 파헤쳐
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리고
천년을 두고 오늘
봄의 언덕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을 줄 안다.

사랑은
가을을 끝낸 들녘에 서서
사과 하나 둘로 쪼개
나누어 가질 줄 안다.
너와 나와 우리가
한 별을 우러러 보며.

김남주(http://www.kimnamju.co.kr/)

▲두시영 선생의 그림! 선생은 김남주 시인의 <사랑은>이라는 시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말씀하셨다. © 김형효

세찬 바람이 사람의 가슴마저 도려낼 듯 모질게 느껴지다가도 한 마디 따뜻한 말 길에 머물면 금방 훈훈해진다.

시린 어깨를 어디다 부려놓지 못하고 막막한 가슴으로 추위를 느끼는 겨울이다. 더구나 연말연시라고 많은 사람은 들 떠 집 밖으로 나가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마음을 정하지 못한 채로 힘겨운 일상을 견뎌야 하는 서민들에게는 더없이 서글퍼지기도 하는 날이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 속에 처한 사람들일수록 내가 아닌 타인의 알뜰한 사연에도 쉽게 감동하며 동토의 가슴 같기만 하던 마음을 금세 녹여내고 눈물을 쏟아 놓는다. 이때 눈물은 눈물이 아닌 살풀이다.

'겨울을 이기고 사랑은/봄을 기다릴 줄 안다'라고 하는 시인의 예지는 황토밭 밟으며 남새밭의 아침을 열던 촌(?)사람들, 아니 김남주 시인의 아버지와 어머니 혹은 이웃들이 보여준 더러는 자신의 동생이나 이웃의 친구들이 함께 황토흙에 발길을 옮기며 젖어들었던 땅의 서정은 아닐까?

'기다려 다시 사랑은/불모의 땅을 파헤쳐/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리고/천년을 두고 오늘/봄의 언덕에/한 그루의 나무를 심을 줄 안다.'

기다려, 불모의 땅을 파헤쳐, 재를 갈아 뿌리고, 봄의 언덕에로 이어지는 어느 한 구절 한 구절이 어머니 가슴시린 사연의 한가닥을 외면하고서는 나올 수 없는 대사들이다.

처절하고 기구한 사연을 담았지만, 이 벅찬 문맥들 속에서 깊은 사랑을 읽어낼 수 있는 것은 우리네 삶이란 것이 어떠한 굴욕과 희망의 절제속에서도 시인의 가슴에서처럼 '봄의 언덕에/한 그루의 나무'를 심듯 당차게 이겨갈 것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사랑은/가을을 끝낸 들녘에 서서/사과 하나 둘로 쪼개/나누어 가질 줄 안다/너와 나와 우리가/한 별을 우러러 보며.'

우리는 가을 걷이를 끝낸 들녘의 고단한 휴식을 본다. 그때 지친 들녘이 휴식에 접어든 들판에서 허전한 가슴으로 사과 하나를 둘로 쪼개 나누어 가질 줄 안다. 이는 우리 민족의 일상적인 심성이다.

▲무소유탑! 소유하는 것과 욕을 갖ㄴ느것은 다르다 욕을 버리는 것은 타인을 살리는 일이기도 하다. 그림 (화가 두시영)© 김형효

세월이 흐르고 조국의 껍질이 뒤바뀌고 산천이 둔갑하며 세상도 절벽의 나락으로 떨어지듯 오도된 개벽(?)의 세월 동안 우리를 잃어버린 우리는, 광복 60주년과 일제침략 100년을 겪어온 민족으로 이제는 새로운 기운을 받아안고 알뜰하고 벅차게 새해를 열어젖혀야겠다.

가족을 사랑하고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하자. 사랑의 범위를 확대하며 새해를 맞이하자. 따뜻한 말 한 마디를 할 줄 몰라 일년 후의 괴로운 날을 맞이 하는 것 보다. 날마다 날마다 알뜰살뜰한 정성을 담은 사랑의 말로 가족과 민족을 사랑하자.

그렇게 100년을 뛰어 넘는 것 아주 쉬운 일 아니겠는가? 트롯 가수 김보성(http://cafe.daum.net/trotkimboseong)이 노래한 <마음먹기 달렸더라>처럼 그야말로 인생사의 크고 작은 일들은 마음 먹기 달린 것 아니겠는가?

오늘 우리 가까이에서 그야말로 사과 하나 둘로 쪼개어 나누는 심정으로 사랑한다면 개인도 가족도 국가사회도 민족도 세계 온 인류가 그야말로 평화로운 을유년의 새해에 찬란하리라.

일생에서 좋은 결과 훌륭한 결실을 기대하려거든 사랑하라고 전하고 싶다. 사랑하며 희망을, 따뜻한 그림을 바라보고 사랑을 느끼고, 숱한 사연과 질곡이 넘쳐나는 시어를 보면서 사랑을 생각하자.

사랑도 연습이 필요할 듯하다. 이제 우리 모두는 사랑연습을 해야할 때인 것 같다. 허리 끊긴 조국의 길이 탄탄대로로 넓어지고 사랑도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천년 묶은 사랑말고 60년 단절된 사랑을 이제라도 원없이 시작하자. 이제 사랑하자.

역사의 땅이 하늘의 신, 태양을 품었다. 천년의 세월 동안, 아니 인류가 살아온 내내, 아니 그 이전부터도 오래도록 그렇게 하늘의 신은 땅을 비추었다. 우리 지상의 사람들은 그렇게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자, 이제 우리는 누구를 향해 빛이 될 것인가? 가족과 사회 그리고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주변을 위해 빛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여야 한다.

우러러본 하늘이 우리를 배반하지 않는다 것이라면 우리의 사랑은 오늘 비무장지대를 거슬러 올라가 남과 북이 하나로 대동세상을 여는 동산에서 찬란한 한 그루 희망의 나무로 자라날 것이다.

그날 달빛도 고즈넉하게 우리의 가슴을 위로하리라. 그렇게 을유원단에 동은 터오며 닭울음 소리 신명을 다하여 울어젖히며 우리들 가슴을 녹여내리라 믿는다.

▲대지-삼성산! 한라산과 백두산, 금강산을 형상화한 그림, 통일의 새세상에 민족의 젖줄처럼 흘러갈 민족의 강은 기쁨이 넘쳐나는 눈물강이련가? © 김형효

<개인전 5회>

89년 일본 오사카 화랑
98년 서울 단성 갤러리
90년 그림마당민 서울
2000년 미국 로스엔젤레스 사비나 리 갤러리
2001년 예가족 갤러리

그 밖의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수차에 걸친 잘라(JAALA)전, 생태환경 미술전 등 수많은 전시회에 지속적으로 출품하고 있으며 틈틈히 자선전을 열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도 열심이다. 특히 북한 어리이들에게 물감보내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민족미술인협의회 통일교류위원장을 맡고 있다.

편집위원,시인,www.sisarang.com,www.nepal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