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는데
나무에겐 사랑하는 소년이 하나 있었거든요.
아이는
매일같이 나무에게로 와서 떨어지는 나뭇잎을 주워모으고,
그것으로 관을 만들어 쓰고 숲속의 왕자 노릇을 했었대요.
소년은 나무 위에 기어올라 사과도 따먹고,
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숨박꼭질도 하다가
그늘 밑에서 단잠을자기도 했어요.
나무와 소년은 서로 아주 행복했습니다.
한데 차츰 시간이 흐르고 소년도 나이가 들어,
나무는 전보다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어느날 나무를 찾아간 큰 소년 보고 나무가 그전같이 즐겁게 놀자고 했을때,
소년은 너무 커 버려서 자기는 이제 나무 위에 오를 수 없고
신나게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 했습니다.
나무는 돈 대신 사과를 따다가 팔라고 했고,
소년은 모든 사과를 따가지고 가 버렸습니다.
나무는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 후에 다시 와서 나무더러
집이 하나 필요하다 했는데,
나무는 '내게는 집이 없지만 내 가지들을 베어다가 집을 짓지 그래' 그러기에
소년은 나무의 온 가지들을 다 베어 가져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또 나무는 행복했대요.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이 가도록 오지 않다가
어느 날 드디어 늙은 모습을 하고와선
' 난 너무 나이 들고 비참해. 이젠 놀수가 없어,
나를 먼 곳으로 데려갈 배 한척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내 몸통을 베어다가 배를 만들렴.'
나무가 말했고, 소년은 그 몸통을 베어 배를 만들어 타고
멀리 떠났으나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나무는
소년에게 자신을 주었다는 사실에
행복했습니다.
오랜 세월 후에 소년은 지쳐 버린 할아버지가 되어 돌아왔지만,
나무는 줄것이 없음을 한탄했지요.
소년은 이제 이빨이 나빠서 사과를 먹을 수 없고,
그네를 뛰고 놀 기력도 없음을 한탄했습니다.
'나는 이제 다 늙어 버린 나무 밑둥일 뿐이야, 미안해'라고
한탄하는 나무에게 소년은 이제 자기가 필요한 건 별로 없고,
그저 앉아서 쉴 조용한 곳이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합니다.
너무나 피곤하다고...
'아, 그래'하며 굽은 몸뚱이를 애써 펴면서 나무가 말했어요.
'자, 앉아서 쉬기엔늙은 나무 밑둥이 그만이야. 이리 와 앉아 쉬도록 해.'
그래서 소년은 나무가 시키는 대로 그 밑둥에 앉아 쉬었고,
나무는 그래서 또 행복했답니다.
출처 : 인터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