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가볍디 가벼운 날개접는 하루의 피로한 비둘기 천사
별 떨어지는 폭포의 폭포수처럼 은은히 둥지로 날아드는 야밤.
도깨비불 훨훨 날아 아이의 두 눈에 두려움이
하루살이의 불을 밝히는 초원의 잔인한 사자의 공포가
침묵의 공간 되어 더디 보여주는 어두운 대기 속
시간도 퇴색된 향의 재처럼 변하는 변색의 검정색 공간의 밤.
모든 창조물은 조용히 침묵의 선물을 인간에게 선물한다.
어두움이 얼어붙어 창가에 차가운 눈물로 써늘이 웃음짓고
뜬굼없이 귀신을 바라보듯 소스라쳐 놀라는 온 몸의 살떨림 얼굴의 창백함.
가느다란 손 떨림이 잔을 받치고 실같은 손가락이 분주히 움직인다.
왜! 인간은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온 몸 세포세포 한조각 한조각에
실같은 신경이 굵게 엮어져 동아줄처럼 생명이 강하게 용솟음치는 것일까?
이 순간 이 시간 이 공간 이 허무 이 어두움 이 밤 이 적막 이 무의식에도 심장의 고동은 두근두근...
붉을 밝히자
어둠의 붉을 밝히자.
내 손
발
어깨
눈
머리에
심장
가슴
기억
삶에...
븕을 밝히자
어둠의 붉을 밝혀보자.
이 밤이 조용히 머물다가는 밤이 영원한 나의 친구 나의 벗 나의 님이 되도록..
이 밤이 지나 태양이 밝아 오면 밤도 용강로의 쇳물처럼 뜨겁게 뜨겁게 녹아
새 장의 역사를 만드는 삶의 희망 삶의 약속 삶의 원동력 삶의 정기가 되도록 이 밤을 기원하자.
오늘도 분주히 손가락이 움직인다.
지구가 태양을 돌면 한쪽에는 어두운 밤이 찾아오지만 내 안의 심장은 오늘도 밤을 맞아 고동치고 있다..
북을 치자
어둠의 북을 치자
더욱 밝은 아침을 환영하기 위하여..
신의 얼굴을 닦아주는 신전의 어여쁜 꽃 사슴처럼
수줍게 수줍게 태양을 맞이하면서
새 날이 더욱 밝아지도록
심장 고동 소리보다 더 우렁차게 큰 소리로 어둠의 북을 치자.
이 밤 깊은 밤 밤님이 깜짝 이 소리에 놀라
길가 한 쪽에서 오줌 싸다 말고
얼른 바지 춤 부여잡지 못하고
바쁘게 바쁘게 도망 가라고..
북을 치자
어둠의 북을 치자
밤을 찬양하는 북을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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