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고독에 하늘 우러러 하소연하던 어느 젊은 날
강둑을 헤쳐 달리며 피끓는 청춘을 눈물로 이겨내던 날
뜨거운 모정을 품었던 하늘에서 비가 내렸습니다.
청춘은 충분히 고독해야 삶은 진화한다고 했지만
사랑은 아픈만큼 더욱 더 성숙해진다고 했지만
젊은 날 지독한 고독과 사랑은 충분히 아프고 아팠습니다.
때려오는 빗방울이 야속하고 미웠지만
차라리 흠뻑 젖는 슬픔이 희망의 노래가
될 수 있다면 기꺼이 흠뻑 맞을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 깊은 슬픔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날들이
있었겠지요.
참고 이겨낸 지난 날들을 회상해 보면 가슴 벅찬 추억들이
되어 그리움의 창가에 주렁주렁 달려있습니다.
비가 오면 자연스레 우산을 들고 나가듯
인연이 다가오면 사랑이 다가오면
행복이 다가오면 슬픔이 다가오면
이젠 편안히 들고나갈 수 있는 마술하나 배우고 싶습니다.
준비없이 허둥되던 푸르른 날의 초상
계획없이 외출하여 혼쭐나던 젊은 날의 방황
지도없이 걸어가던 혼자만의 고독길에도
늘 힘차게 함께 뛰던 심장소리는 있었습니다.
좀 더 깊은 고독과
좀 더 넓은 가슴과
좀 더 시린 사랑과
좀 더 푸른 눈빛으로 빗속을 걸어가고 싶습니다.
말없이 슬픔을 온 몸으로 스며내는 풋풋한 흙처럼
내 마음 속 부드러움이 있다면 희망의 소리로
가득 채워 놓고 싶습니다.
가끔 젊은 날의 객기처럼 내리는 비 흠뻑 맞고도 싶습니다.
지독한 슬픔과 고통을 함께 흘려내릴 수만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살다보면 그렇게 이겨내다 보면
뜨거운 햇살이 사랑으로 내려오던 날 가득 있겠지요.
그리운 가득 내려앉는 희망의 눈빛 머무는 언덕에 올라
못 내 참았던 속울음 풀어헤칠 날 오겠지요.
그리하여 내 희망의 햇살 가슴 가득 채워지는 맑은 날 오면
그땐 부모님의 미소가득 새겨진 예쁜 양산 하나 들고 나가렵니다.
좀 더 깊은 관심과
좀 더 넓은 배려와
좀 더 시린 애정과
좀 더 푸른 인생으로 태양을 향해 걸어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