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그리워하시는 어머님
명절날이나
가족들이 다 모이는 날이면
제일 기뻐해야 할 어머니의 주름진 얼굴은
눈물로 뒤범벅된답니다.
그것은
오래전에 다 장성한 나이에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머나먼 하늘나라로 떠난
두 아들 생각에
먼 허공만 응시하시면서
소리 없는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보기 때문입니다.
다른 집들은
웃음소리가 담벼락을 너머서 들려오는데
우리 집도
옛적에는 웃음소리가 저 멀리까지 들리며
모두 부러워했었는데
이젠 그런 웃음소리마저
옛이야기가 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래서
명절날이 나에게는 곤혹이랍니다.
좋아하고 기뻐해야 할 명절날이
싫어지네요.
어머니가
그렇게도 가고 싶어하시는 고향에
이젠 돌아갈 집도 없고
고향도 없어졌네.
하시면서 한숨지으시면서
눈물 보이시는 어머니 모시고
시냇물 소리 졸졸 흐르고
새싹 파릇파릇 돋는
따뜻한 새봄이 오면
어머니 모시고
정든 고향 개발되어서 없어지기 전에
한번 다녀와야겠습니다.
2013년 2월 10일
설날 아침
성 호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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