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는 것은 순종하는 것이다.
다투고 싸우기 보다는 먼저 자신을 낮추고 이익을 버리고 남을 존중하는 것이다.
비운다는 것이 자기 자신을 버리는 것과 같이 생각되지만,실제로는 자신을 살리는 것이다.
떨어지는 가을 단풍잎과 은행잎들이 가로수 길에 낙엽 되어 이리저리 굴러도,
하찮은 나뭇잎 하나가 삶의 진리를 깨우치게 한다. 나뭇잎들은 겨울이 오기 전
스스로 자신을 떨쳐 나무의 짐을 덜어준다.
굳이 죽어야 새 삶을 얻을 수 있다는 부활의 신앙이 아닐지라도,
비우고 덜어내어야 채울 수 있음을 알려준다.
그래서 그런지 가을 햇빛을 받으며 바람에 날리는 은행잎들이 오늘따라 더욱 예뻐 보인다.
행복이란 낙엽처럼 때를 알고 자신을 내려놓을 때,그 무게만큼 찾아온다.
아둥바둥 떠는 삶이 즐겁겠는가?
잔뜩 움켜준 두 손이 자유롭겠는가?
종종 걸음 치는 시간의 발걸음이 여유롭겠는가?
사람들의 발에 밟히는 저 낙엽들도 한 때는 나무 위 저 높은 곳에 있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도 낮은 곳으로 나와야 넓은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늦가을 낙엽이 떨어진다고 쓸쓸하다 말하지 말자.
헤어져도 고독히다고 등 돌리지말자.
겨울이 가을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가을이 겨울을 맞이하는 것이다.
내가 나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찾아가는 것이다.
꽉 채워진 삶의 일상이 비록 힘들고 어렵더라도 잠시 나를 돌아보며,충만한 시간을 갖자.
인생은 비워내고 담는 시간 그릇이다.
예쁜 겨울 그릇 속에 가을의 아쉬움을 비워내고 새 시간을 담자.
아직도 2014년은 40일이나 남았다. 세월은 결코 시간을 붙잡지 않는다.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 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 - 빌립보서 2장 3절-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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