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봄의 끝에서
활활 타는 불이 되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물의 달콤한 유혹을
돌아보지 않으련다
내 자유를 잃지 않으련다
봄의 끝에서
훨훨 날아오르는 새가 되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화려한 새장 속에 유혹을
듣지 않으련다
숲속의 자유를 섬기련다
아아
봄의 끝에서 올망졸망
클로버 작은 꽃송이들이 어여쁘다
벛꽃처럼
목련꽃처럼
또 다른 꽃들처럼
한가지 빛으로 어여쁘다
이 색 저 색
이 무늬 저 무늬
옷은 많지만 정작
어울리는 옷이 없어 우울한 숲속의 공주는
한가지 모습으로 어여쁜 하얀 풀꽃이
하냥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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