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에서 사단 작전참모 근무를 마치고 대령으로 승진하여 국방대학원 피교육생으로 전출하게 되었는데 중3짜리 큰 아들 훈이의 전학서류를 발급받아 성적증명서를 보고는 아연 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다른 과목은 한결같이 만점 또는 최고점수를 받았는데 유달리 체육점수만 최하위인 60점으로 기록되어 있는게 아닌가?
깜짝 놀라 담당 체육교사를 만나려했으나 공교롭게도 출타중이어서 교무실로 찾아가 교감 선생님에게 따졌다.
혹시나 싶어 사전에 아들에게 체육 실기측정에 관해서 물어봤더니 ‘도수체조’를 시키기에 조금도 틀리지 않고 제대로 했을 뿐이라는 것이었고 아무래도 미심쩍은 점이 있어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아니나 다를까 체육교사의 학군단 선배라는 사단 00대장의 아들 Y군의 점수는 만점(100)으로 기록되었고 항상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적대시 해왔다던 우리 아들의 점수는 최저 점수인 60점을 주어 양자간의 점수격차를 극대화 시키려 했음이 여실히 입증된 것이었다.
우리 아이는 부평 한일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후부터 태권도를 수련하기 시작하여 진해 대야 초등학교 5학년 때 마산 공설운동장에서 승급심사를 거쳐 ‘1품’을 얻어냈고 홍천 화계 초등학교로 전학후 야구선수로 선발되어 서울로 원정경기도 치루었을만큼 운동신경을 인정받아 왔었는데 ‘도수체조’ 실기측정에서 최저점수를 받아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기에 담당 체육교사를 만나려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사전에 눈치를 채고 일부러 자리를 피했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엿장수 마음대로(?)라고는 하지만 체육 실기점수에서 무려 40점이나 격차를 벌려놓다니... ”
우리 아이가 지체부자유 장애인도 아니고 뇌성마비 환자가 아닌 다음에야 어찌 똑같은 ‘도수체조’ 실기측정에서 만점(100)과 60점으로 구분이 될 수가 있더란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담당 체육교사의 도덕성을 이해할 수 없었기에 이런 부도덕한 파렴치 행위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으니 당장에 언론에 호소하고 관계당국에 진정하여 비리당사자를 문책 요구하겠다고 난리를 치는데 깜짝 놀란 체육담당 교사가 뒤늦게 달려와 백배 사죄하면서 점수를 정정해 주었던 불유쾌한 기억을 지울 수가 없었다.
결국 아들의 라이벌과 점수차이를 극대화 시킬 목적으로 후배 교사의 힘을 빌어 조정해 보려다가 덜미가 잡힌 부끄러운 해프닝이었고 무턱대고 선배의 부탁을 들어주려던 체육교사의 양심과 도덕성에 먹칠하게 되었던 추잡한 사건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