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부터 온갖 모진 고난과 무시와 멸시를 인내란 쓰디쓴 맛에 감추고,
칼바람 추위를 뽀송뽀송 솜털로 싸인 이불로 심장의 가녀림을 감춘채 낮에 뎁힌
태양의 온기를 체온으로 저장한채 긴긴 겨울밤을 견디었다.
가끔식 봄을 질투하는 꽃샘추위란 녀석은 한웅큼 바람으로 다가와 싸다귀 좌우
갈지자로 연거푸 날린다.
가슴속 아리는 생채기 피멍이 들지만 차도녀(차가운 도시아파트 정원 미모의
여인)의 풍미를 잃지않으려 언제까지나 눈깔에 쌍심지 키고 고개는 빳빳이
들고 있었다.
하지만 꽃바람이란 못생긴 녀석 자꾸만 날 희롱한다.
“야 네가 그렇게 이쁘냐???? 옆집 순이도 앞집 철수도 네 속살을 보려고 몇일전
부터 다들 목이빠려라 기다리고 있더만”
“나 댁과는 볼일 없응게 빨랑 비키슈”
“지얼하네 네 그 꺼죽 홀라당 못벗게 계속해서 널 집적거리고 싸대기는 계속 갈길 꺼여 이0아”
“미친 00!! 네가 지얼을 떨어봐봐 어디한번 ”
이 짜증난 열기를 식히고 화병에 몸뚱이 붙잡히지 않으려고 땅속에 박아둔 주둥아리로 물기를 쭉쭉 빨아땡겨서 몸뚱이를 지나서 파리하게 떨리는 왼쪽볼따구를
젖셔주었다.
열기는 식었지만 가슴은 계속 아리다.
지얼같은 세상이다.
온리(내 삶의 전부) 봄날 홀라당 옷벗기 위해 견딘 세월 인데
이제 조금만 ...............
막판까지 왔는데 정말 수준이하 개색같은 봄바람이 날 질투하네 ..........
내 미모가 넘 뛰어나서 어쩔수 없는 걸 알지만 저질 쉬레기 같은 꽃샘이 색아 제발
고마쫌 해라............
하지만 이제 시간이 정말 코앞에 왔음은 직감한다.
꽃샘이가 오도방정의 극점에 다다른 것도 그러하고,
땅바닥 깊숙이서 따사오움이 발을 간질이고 태양은 나를 비추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고 있다.
더워서 가득한 열기는 탈출구를 찾지못해 빵빵하게 부풀어 올라 꽃 봉오리의
끝점에서 이젠 정말로 조만간 나를 덮어싼 겨울 코트를 홀라당 벗지않으면 더워 죽을 것 같다.
내가 옷을 벗을 수 있는 조건은 제발 하루만 바람이 잠들고 일정 온도만 유지되면 된다.
그 하루를 내게 주소서 신이여!!!!!!!!!!!!!!
하지만 신은 애초 상관없고 그저 세상은 조화란다.
기압 이라하는 조화다.
오늘 나를 감싼 저기압이 물러나고 훈풍을 몰고오는 고기압이 내일이면 다가와
나를 애워싸고 꽃샘이의 손발을 꽁꽁 묶어놓고 태양은 얇고 보드라운 입김으로
하루종일 내뽀송한 고운 피부를 할타되고 마지막 달빛이 윙크하는 그 순간
내옷은 훌러덩 벗겨지리라..................
그게 어제였다.!!!!!!!!!!!!
“제일 먼저 꽃샘이가 반겨준다.”
“아따 가시나 옷을 벗은게 절라 이쁘구마 심장이 멎어 숨을 못시갔어 야!!!
자고로 가시나는 말이여!! 옷을 벗어 봐봐야 알것어”
“어머머 왜 그러숑숑.. 당신도 정말 멋있어용 오빵~~~~아앙 ”
“내 가슴도 왜이리 뛰지 꽃샘 오빠랑 나가 시방 싸운거 맞나??? 이러다 사랑?
아니 아새끼 생기는거 아녀 ?? 어메?? 내가 지금 먼 발광을 떤다냐??”
온몸의 세포가 너덜 거릴정도로 행복의 폭탄을 맞은 난 세상이 그저 황홀 하고
내 자태를 뽐낼수 있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봄이 주는 특권 중에 하나가 감성은 이성에 앞서고 바디(몸)의 언어가 심장에 불꽃을 지피며 마구 피어오르는 뭉클함을 사랑이라 한단다.
그런데 요즘 갑자기 옆집 순이 앞집 철수가 수상하다.
내가 처연히 벗은몸을 보여주고 있는....
목련꽃 그늘아래
둘만의 만남이 잦아지고 자주 노래를 불러댄다.
나를 소재로 한 기억에 남는 노랫말을 적어본다.
이정선 노래
목련꽃이 피었어요
새하얗게 피었어요
울아버지 좋아하던
목련꽃이 피었어요
나무 마음 꽃이 돼어
송이송이 피었네요
가시는 님은 오지않고
목련꽃만 피었서요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희고 순결한 그대 모습 봄에 온 가인과 같고, 추운 겨울 헤치고 온 봄 길잡이 목련화는 새 시대의 선구자요 배달의 얼이로다...
" --------조영식 작사 / 김동진 작곡-------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 4월의 노래(봄의 따스함, 희망, 언젠가 꿈의 계절도 끝난다는 아련함을 노래)
양희은 노래
하얀 목련이 필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중략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이 피어나고 아픈가슴 빈자리엔 하얀 목련이 진다.
조혜옥 노래
앞뜰에 목련꽃이 간밤에 피어났나 가버린 당신 모습이 문득 생각나네
꽃잎이 피어날 때 우리들은 만났고 꽃잎이 떨어질 때 우리는 헤어졋네... 중략 .....
목련꽃 피어날 때 오 마던 그사람이 간밤에 돌아왔나 다시핀 목련꽃
노래가 끝나고 영이와 철수는 부둥켜 않은채 길고 긴 사랑의 키스를 나눈다.
“설왕설래” 영이와 철수가 불을 지르고 있다. 깊어가는 봄날에 .......
“아 나도 꽃샘이 오빠 품속에 앉기고 싶다. 오빠 사랑해”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지만 그저 봄날에 그리고 사랑에 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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