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밤을 밝혀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들어와서 좋은 글을 읽게 되니... 저 또한 함께 이 글을 공유하고 싶어집니다.
최인호 에세이 <인연>중에서
나는 오늘 문득 가을에 들어 낙엽이 지는 나무 한 그루를 바라보다 겸손에 대한 희미한 배움 한 가지를 얻었다. 어쩌면 겸손이란 자연처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숨김없이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남보다 자기를 낮추는 것은 결코 겸손이 아니다. 그것은 위선이다.남을 자기보다 못하다고 여기면서 자신을 낮추어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 것은 마치 한 표를 얻기 위해서 허리를 굽실거리는 정치꾼과 같은 것이다. .....
....겸손이란 자연처럼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일이다. 모르면 모르는대로, 알면 아는 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자기 모습을 과장하거나 꾸미지 않고 미화시키거나 변명하지도 않는 모습을 나무처럼, 물처럼, 구름처럼, 바람처럼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모습이야말로 겸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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