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아버지로부터 전해들은 곰스크로의 여행을 유일한 목표이자 운명으로 여기던 주인공.... 결론적으로 그는 자신이 원하던 곰스크로의 여행을 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현재도 끊임없이 내면적으로 외치고 있지만, 시간의 흐름과는 반대로 점점 더 곰스크로의 꿈은 사라져 가고 있다.
언젠가 아내와 결혼을 앞두고 만났던 고등학교 선배이자, 대학교 과선배님과의 만남에서 결혼 선배로써의 형님의 말씀이 늘 내 삶 속에 때때로 나타나곤 했고, 아직도 생생하다.
총각으로써 마지막을 보내기전 기혼 선배님의 말씀은 “누구든 꿈도 많고 할 일도 많지만, 가족을 이루고, 구성원이 한명씩 늘어날때마다 내 꿈을 일부를 버려야만 해....”
지금와서 생각해 볼때 그 선배가 그때 이미 “곰스크”를 읽었었는지는 알수 없다. 사실 그 당시는 그런가 보다 하고 듣고 넘겼었으니까....
그러나 살아보니 정말 그렇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나만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1998년 대학원을 입학하면서 유학의 꿈(나의 곰스크)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영어나 학비, 타지에서의 생활들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으나, 나름 어학공부를 시작으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나의 아내도 만나 사랑을 하게 되었다. 그때는 동시에 유학의 길을 떠나는 것을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가느냐 마느냐에 대한 고민만을 했었다. 여러 가지 이익과 손해를 따져보았겠지만, 어찌되었건 결론적으로 그 당시 내가 내린 결론은 아내를 택하는 길이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은 아니었다.
“곰스크”의 주인공과 나의 큰 차이점을 굳이 찾는다면 주인공은 현실 때문에 꿈을 포기하였으나, 나는 현실을 의지적으로 선택하기 위해 나의 꿈을 일부 포기 한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주인공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 아직도 “곰스크”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으나, 밖으로 내뱉지 못하고 있으나, 나는 그렇지 않다. 아직도 나의 “곰스크”는 내 가슴에 있으며, 나의 가족과 함께 이루고자 생각하고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으나, 속으로 애 닳아하며 살지는 않는다.
그러나 결국 주인공과 나의 삶은 닮은 꼴을 하고 있다.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통해 내 삶의 가치-내가 선택한-를 다시 한번 알게 되었으며, 그렇게 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으나,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의 나이든 선생님의 말이 생각난다.
“사람이 원한 것이 곧 그의 운명이고, 운명은 곧 그 사람이 원한 것이랍니다. 당신은 곰스크로 가는 걸 포기했고 여기 이 작은 마을에 눌러 앉아 부인과 아이와 정원이 딸린 조그만 집을 얻었어요. 그것이 당신이 원한 것이지요.. 당신이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면, 기차가 이곳에서 정차했던 바로 그때 당신은 내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기차도 놓치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 모든 순간마다 당신은 당신의 운면을 선택한 것이지요.”
그렇다 운명은 주어진 것이 아니고, 내가 선택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계속 “곰스크”로 가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