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한동안 운동을 쉬었다.
재작년 꾸준히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었다.
압력으로 강도를 준 손잡이를 계속 돌리는 ‘암에르고 메터’와 역기, 조깅등을 해가며 40분에서 1시간 30분가량 운동을 하고 시원하게 샤워를 했다. 일주일에 3번정도 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체중 내의 근육 비율을 체크했는데 생각보다 근육량이 적었던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3개월 이후, 근육량이 증가되는게 확인이 되어가면서 체중의 변화는 크게 신경 쓰지않았다. 체중이 늘고 주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다만 근육량의 증가와 함께 신체의 균형과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는게 더욱 중요했다. 부가해서 습관과 라이프 사이클, 몰입도와 쾌적한 기분이 증가되는 건 큰 수확이었다. 어쩌면 이게 더 중요한 것이었다.
한근태의 <몸이 먼저다>를 거칠게 이야기하면 2개다.
하나는 ‘몸’이고, 다른 하나는 ‘운동’이다. 이거밖에 없다.
그런데, 저자의 말처럼 뻔히 아는 걸 실천하고 경주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안타깝다.
‘제발 몸에 관심을 가져라’(19)라는 저자의 주장은 차라리 애가 탄다. <그만둬도 괜찮아>의 저자, 유재경의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말한다. ‘먼 길을 가려면 생각이 많은 기수보다 느리지만 우직한 코끼리가 필요하다. 정신보다 중요한 것이 체력이다.’라고.
그런 점에서 내 몸은 가장 최우선이어야하며 가장 비싼 재산이다. 젊어서 열심히 번 돈으로 6인실 병실대신 1인실 특실을 쓴다 한들, 똑같은 ‘병원신세’ 아닌가. 좀 더 심하게 말해, ‘목관’이든 ‘향나무 관’이든, 관은 관이다.
바쁠수록,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가난할수록 몸을 공부하고 운동을 해야 ‘구원’에 이른다. 운동은 ‘치유’이고 ‘구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몸과 달리기에 대한 나름의 철학관을 제시할 정도로 달리기광이었다. 1982년, 33세 이후로 마라톤대회를 계속 참가해왔고 1996년, 그러니까 그의 나이 47세에 100킬로미터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을 완주하기도 했다. 문학적인 소양만큼이나 대단한 체력의 소유자다. 오랫동안 달리기를 하면 신체 근육의 배치가 완전히 달라지고 오랫동안 집중력 있게 쏟아 부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지식노동자에게도 그럴 진데 다른 이들에게 운동의 중요성을 말해서 뭣할까싶다.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근육양을 늘리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대부분의 병들은 잘못된 식습관과 함께 근육양이 줄어드는데서 기인한다. 예를 들어, 디스크는 척추 주변 기립근이 약해지면서 발생하는 것이도 무릎이 삐거덕거리는 것은 무릎 주변 근육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골프 선수 게리 플레이어와 소렌스탐, 야구 투수 놀란 라이언은 꾸준한 근육운동을 통해 장수하는 선수생활이 가능했다. 당연히 선수들에게만 근육운동이 필요한 건 아니다. 산모들조차 분만시기가 가까우면 꾸준히 걷기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려줘야한다. 자궁의 근육이 약화되면 분만 후, 하혈이 많아지면서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대사증후군이 발생하게 되는데, 쉽게 말해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면, 그 해답은 ‘운동’을 통한 근육량의 증가밖에는 없다.
근육은 ‘힘살’이고, ‘생명살’이다.
운동과 함께 저자는 ‘음식’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않는다. 간단하다. 과식은 나쁘고 소식은 좋으며 간헐적 공복은 더 좋다. ‘암’(癌)이라는 한자어에 ‘입 구’(口)가 3개나 들어가는 건, ‘먹어도 너무 분별없이 먹는’ 식습관에서 기인한다는 의미다. 팻 토마스의 <21세기가 당신을 살찌게 한다>에서는 환경문제와 화학약품, 오염된 물, 음식들이 비만을 조장한다고 주장하면서 녹황색 채소를 통한 해독과 단식을 주장한다. 먹는 게 바로 나 아닌가.
한근태 역시 간헐적인 공복상태를 제안하고 있다.
‘배가 부를 때의 포만감도 즐겁지만 속이 비었을 때의 텅빈 충만감도 못지않다.’(95) 옆 사람이 들을까 숨기고 싶던 ‘꼬르륵’거리는 소리는 내가 깨끗하게 비워지고 있다는 청신한 소리라는 것.
몸이 건강해지는 길은 100권의 책을 읽어도 다르지 않다. 음식과 운동 그리고 몸에 대한 지식이다. 이걸 저자의 표현으로 하면, ‘정직, 성실, 지식’이다.
내 몸상태에 대한 정직한 분석, 성실한 운동과 식습관, 그리고 몸에 대한 공부, 이것이 이 책의 주요 골자다.
하지만 헬스클럽을 3개월 할인 이벤트에 맞춰 등록해놓고는 그 날이 마지막이지 않았던가.
‘운동은 구원’이고 ‘내 몸이 가장 비싼 재산’이라는 생각으로 경주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