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랫만에 문집을 읽었다.
얼마 전에 출판업을 하는 친구가 한아름 안겨준 책들속에서
이 책을 제일 먼저 읽었다.
그것은 그동안 강의와 연구를 핑계로
자기계발서만 고집해서 읽던
내 자신의 머리를 식힐 요량도 있었지만
제목이 내 시선과 마음을 확 끌어당겼다.
'삶을 사랑하고 배움을 즐기며'
바로 이 책의 제목이다.
내가 살아왔고 살고 있으며 앞으로 살아 갈 날들에 대한
무슨 지침이라도 되는 듯한 제목이다.
평소 나의 모토인 '행복을 추구하며'라는 글귀가
생략된 듯한 그런 제목이 내 맘을 사로 잡은 셈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평생 교단에서 몸을 바친
교육자와 학자로서 자신의 지난 날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신영복 선생님, 고 장영희 교수님과 함석헌 선생님 등의
글과 교감을 통해 느낀 감정이라든가
교직에서 느낀 다양한 체험을 일기를 쓰는 학생처럼
아주 소탈하고 깔끔하게 써내려 갔다.
책을 읽는 내내 고등학교 은사님이신 김재흠 선생님이
계속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것은 아마도 이과에서 공부한 내가
수학이나 과학보다는 국어 성적이 좋았고
또한 나도 국어를 좋아했으며
문학가가 되고자 하는 꿈을 꾸었기 때문이리라.
책을 덮으며 청년 시절의 내 꿈이 새싹의 연두색처럼
소록소록 돋아 오름을 감히 느꼈다고 말하고 싶다.
삶을 사랑하고 배움을 즐기며/문제술/시와 동화가 있는 집/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