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님이 주역공부의 중요성에 대해 이미 말씀하신바 있지만, 우리국민의 대부분은 주역을 내용 이해하기가 무척 어렵고 주로 점치는 데에 이용되는 정도로 알고 있다.
나도 주역에 대한 명성을 익히 듣고서 상당한 호기심을 갖고는 있었으나, 그 내용을 공부하려는 생각은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그래서 차제에 주역의 기본적인 내용을 공부하게 되었음을 무척 행운으로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주역에 대한 풀이를 살펴보면, "주역은 만물의 뜻을 규명하는 원리에 대한 학문"이라고 하는데, 더 자세한 설명을 하자면 “주역은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수많은 순환과 연계성을 체계적으로 취급하면서, 세상 모든 것들을 단순하게 파악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정밀하게 분류하며, 앞으로 사물이 어떤 경로를 통해 변해 가는지 추적할 수 있다.”라고 한다.
그리고 주역의 목표는 쉬운 쾌상으로서 어려운 세상을 제대로 알고자 함이며, 우리가 주역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만물의 뜻을 알아서 스스로 커다란 뜻을 가진 존재로 변화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주역공부가 나에게 의미 있던 바는 내 삶이 객관적으로 어떤 상황에 처해 있으며,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전진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얻고자함 이었다.
다시 말해서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뜻 또는 이유를 확인하고, 그동안 살아오면서 행한 중요한 선택들의 판단기준이 올바른 것이었는지 또 장래 나의 존재가치 고양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고, 특히 사회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내가 바로 가고 있는지가 정말 궁금했었다.
비록 이런 궁금증들을 해소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아침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깨우친 것은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토대로 자기 판단기준을 명확히 인식하여 올바른 방향설정을 하는 것이 삶에서 제일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주역은 바로 상황파악에 대한 과학적 논리이자, 그 상황을 과학적 방법으로 해석하여 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조언자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한편 저자가 우리들에게 강조하는 주역공부의 진정한 목적은 "주역은 만물의 원리를 다루는 것이고, 이 원리를 아는 것은 최고의 지혜에 도달하는 것"이므로, 여기에서 얻어지는 보편적 교훈들을 우리 인생에 적극 도입하여 성장하며 더욱 존재가치가 높아진 인물이 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초보자가 주역의 중요하고 기본적 내용을 아주 쉽게 이해하도록 핵심만을 추려서 정리되었기에, 주역이 난해하다는 선입견과 심리적 거부감을 제거하여서 주역에 접근하고픈 마음을 형성하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손꼽을 수 있다.
두 번째 장점으로는 주역을 과거의 케케묵은 지식에 근거해서 풀이한 것이 아니라, 쾌상의 프락탈 구조, 원형, 존재가치 등 현대적 용어와 의미에 기반 한 설명으로서 본래의 뜻을 명쾌하게 전달한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기대하듯이 현대의 우리 삶에서 과연 주역이 실질적으로 적용되고 적극적인 활용이 가능할지는 다소 의문스럽다. 왜냐면 과거의 고대인들이 살던 시대적 상황과 사고 방식, 생활관습이 현재 우리들과는 확연히 큰 차이가 나기에, 괘상과 같은 단순한 방법론을 사용해서 복잡다단한 현대적 상황과 문제들을 해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범위는 매우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혹시 이와 같은 상태를 극복 해결하고자 주역의 쾌상을 너무 확대해석, 억지해석, 부적절한 변용의 방법을 동원하다면 더욱더 그 오용에 따른 폐해가 매우 염려스럽다.
그리고 주역은 종교와는 달리 삶에 어떤 일정한 방향성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삶의 모습을 정확히 표현하고 조명하여 그 속에 숨겨진 뜻을 알고자 하는 것이 주목적이므로, 다만 우리 삶을 때때로 돕고 보조하는 유용한 도구적 역할에 한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과학이 그다지 발달하지 않은 고대에 주역의 원리를 창안한 지혜로운 자들이 진정 의도한 바를 미루어 짐작하여 현대생활에 무리하지 않게 도입,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래야만 주역의 가치가 현대에 제대로 발휘될 것이라고 본다.
저자는 주역 공부에 따른 가장 우선되는 덕목으로서 "우리 인간이 하늘의 기운과 합일하여 영원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또 하늘의 기운이 끊임없이 생명력을 일으키는 것과 같이 우리의 살아가는 자세도 이와 같아야 하며, 이런 자세를 갖춘 후에야 주역 공부를 함이 마땅하다고 역설한다.
결론적으로 주역은 인간의 보편적인 삶을 여러 개의 세분화된 범주와 원형으로 나누고, 여기에 음양의 상보성 원리와 자연평등의 원리에 입각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 상태를 연구하는 학문이고, 구체적으로는 쾌상의 섭리를 다루고 해석하기에, 이 쾌상의 변화를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그 상대적 용도와 의미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주역은 만물의 뜻이 때와 장소에 따라 변화해 가는 우주의 순환 논리를 표현하기에, 나타난 각각의 쾌의 모양, 위치에 따라 동적으로 그 의미가 변화하고 그 변화하는 쾌상으로서 사물의 뜻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며, 이로서 점치는 행위의 타당성을 제공한다.
어찌 보면 주역은 우리 선조들이 탐구하여 터득한 원천적 지혜와 더불어 문제해결 방법론을 후손에게 전달하기 위해 신화와 전설의 전승형식과 달리 독특한 변형된 형태인 도식적 이야기들로서 묶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훌륭한 과거의 지적 유산들이 우리 문화의 모티프로서 지속적으로 계승되듯이 동양의 중요한 지적유산인 주역도 현재와 미래의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보편적 문제해결 도구로서 끊임없이 다각적으로 연구되고, 현대적 해석으로 널리 이용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