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침_여행과 사진에 미치다>
신미식 작가
여행에 미쳐, 사진에 미쳐....
여행, 그리고 사진 - 누구나 한 번 쯤은 꿈꾸어 봤을 낭만이다. 미지의 세계로 떠나 환경이 판이하게 다른 사람들과 교감하고 그들의 모습을 조그만 빛 상자에 담는 일, 생각만해도 짜릿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업'으로 삼고 사는 이들은 어떨까? 뭇 사람들의 시선처럼 정말로 여행과 사진이 선사해주는 낭만에 푹 빠져 행복해하고 있을까?
신미식 작가의 경우를 보면 답은 '그렇다'다. <카메라를 던져라>, <나는 사진쟁이다>, <떠나지 않으면 낭만도 없다>, <감동이 오기 전에 셔터를 누르지 마라> 등 최근 몇 년 사이 따스한 감성이 가득 담긴 포토 에세이집을 내놓으며 자신의 존재를 알려나가고 있는 신미식 작가.
그는 여행에 미쳐 여행을 떠났고 여행의 기억을 붙잡아 두기 위해 사진을 찍다가 사진이 주는 매력에 눈 떠 여행 사진작가의 길을 걷게 된, 말 그대로 '이상적인' 여정을 걸어왔다. 그는 정말 여행과 사진의 매력에 푹 빠져 있고 이 가운데서 행복을 맛봤다. 그래서 그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여행과 사진에 미쳤다'고 세상에 외친다.
신미식 작가는 지난 해 말 여행에 미쳐, 사진에 미쳐 여행 사진가의 길을 걷게된 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고 다시금 독자들에게 다가왔다. <미침_여행과 사진에 미치다>, 그는 여행과 사진에 왜 그토록 몰입했을까?
-. 우선 작가님의 이력에 관해 질문 드리고자 합니다. 많은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지요. 사진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으셨나요?
전 여행에 먼저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게 됐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사진의 '맛'을 알게 됐지요. 하지만 일찍부터 사진에 관심을 가졌었어요.
잡지사에서 편집 디자이너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이 때 사진을 보는 눈이 떠졌어요. <빛과 소금>이라는 잡지였었습니다. 이 잡지사에 이남수 사진부장님이 계셨는데 부장님께선 정말 훌륭한 사진을 찍으셨어요. 전 이 부장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당시까지만해도 전 사진에 문외한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부장님의 사진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때 이미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끝났어요.
-. 이전엔 본격적인 사진수업을 받으신 적은 없었나요?
전 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진 강의를 한 학기 수강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엔 별반 재미를 느끼지 못했었습니다. 강의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었습니다. 한 마디로 관심이 없었어요. 가정형편이 넉넉치 않은 탓에 카메라가 없었던 점이 큰 이유일 것입니다. 강의를 들을 때면 늘 빌려야 했지요. 그러다보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어요.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으니까 관심이 줄어들었던 것 같아요.
강의내용을 소화하기 위해선 연습도 해야하지만 강의가 끝나면 바로 돌려줘야 했기 때문에 연습할 처지도 못됐습니다. 또 사진에 대해 잘 몰랐었고요. 지금은 노출 측정 정도만 기억이 나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이남수 사진부장님의 영향이 컸어요. 지금도 이 부장님은 <빛과 소금>에 재직하고 계시죠. 아마 20년이 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책을 낼 때마다 가장 먼저 부장님께 보내드립니다. 한 번은 부장님께 고백했지요. "부장님 덕분에 사진에 눈을 뜨게 됐다"고. 이 부장님은 제겐 스승이죠. 한 번도 사진에 대해 가르치신 적은 없었지만. 이 때 전 반드시 무엇인가를 직접 가르쳐줘야만 스승이 되지는 않음을 느꼈어요.
이따금씩 제게 사진을 배우고 싶다고 찾아오는 분들이 계세요. 그때마다 전 "많이 보고 듣고 느끼는 훈련을 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우선 보는 것이 최고의 자산이니까요.
-. 작가님은 디자인을 전공하셨다고 했잖아요. 디자인 시각과 사진적 시각 사이에 접점이 있나요?
물론입니다. 우선 구도. 디자인은 안정을 추구해요. 피라밋 구도는 디자인의 완성입니다. 보기에도 피라밋은 안정감을 자아내잖아요. 그리고 색감. 마지막으로 여백의 미. 디자인은 여백의 미에요. 공간 안에 점 하나만 있어도 디자인입니다.
이런 디자인의 요소가 사진 찍는데 큰 도움을 주었지요. 부인할 수 없어요. 그래서인지 제 사진은 디자인적인 구도이지 사진적인 구도는 아닐 때가 종종 있어요.
-. 작가님께서 언급하신 '디자인적'인 구도와 '사진'에서 이야기하는 '사진적'인 구도의 차이점은 어디에 있나요?
사진은 대게 황금분할을 중요시여깁니다. 디자인에서도 황금분할을 이야기하지요. 일단 황금분할은 편안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구도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우지는 않았어요. '사진적인' 구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디자인적인 요소 밖엔 이야기할 수 없어요. 하지만 아예 모르니까 더 좋을 때가 있어요. 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사진 찍을 때 디자인적인 요소를 개입시킵니다.
만약 제가 사진의 기본에 너무 충실했다면 장점도 될 수 있었겠지만 때론 단점도 될 수 있었겠지요. 즉 틀에 얽매여 생각의 한계에 갇혔을 것이란 말입니다. 사람들은 학습된 기준에 너무 얽매이려는 경향이 강해요.
제가 볼 때 사진에서 포커스는 감동입니다. 즉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느냐가 포인트인 것이죠. 노출이 안맞어도 상관없어요. 사진은 내용이잖아요. 노출이 좋아서, 아님 화소수가 높아서 퓰리처상을 받는 작품은 없어요. 메세지 전달이 제일 중요해요.
그래서 전 사진에서 이야기하는 '기본'엔 충실하지 않아요. 무시하고 찍는 경우가 많아요. 아니 중요도를 낮게 보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하겠지요.
-. 작가님의 글을 대할 때면 늘 편안했습니다. 글쓰기 훈련을 본격적으로 받으셨는지요?
글을 워낙 좋아했어요. 학창시절 문예부장을 지냈었고 문예창작과 동아리 활동도 했습니다. 고등학교에 3년간 재학하는 동안 백일장이 여섯 번 있었는데 장원을 다섯 번이나 차지했어요. 그만큼 글쓰기를 좋아했지요. 국문과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고 결국 디자인 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쓴 글이 편안한 느낌을 자아낸다는 이야기는 제 글이 어렵지 않다는 뜻이죠. 한마디로 어려운 글을 쓰지 못해요. 유명 작가들처럼 멋진 단어들을 구사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요. 공부를 안해서인지도 모르죠.
그저 아는 한도 내에서 글을 쓰니까 쉽지요. 제 글을 읽기 위해 무엇인가를 이해할 필요는 없어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느끼는 글이지 어렵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일상적인 이야기를 글로 옮겼을 뿐입니다. 글엔 때론 미사여구나 어려운 단어가 나오기도 하지만 대화에선 그렇지 않잖아요. 대화형식으로 쓰기 때문에 쉽죠. 글쟁이가 아니었으니까 제 글이 더 편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 사진과 마찬가지로 글 역시 '전공자'가 아니였기에 오히려 쉬웠다는 말씀이죠?
맞아요. 글도 사진도 그다지 어려울 건 없잖아요? (웃음)
또 생존의 측면도 있어요. 사진집을 낸다고 해서 팔리지 않아요. 냉엄한 현실입니다. 그렇다보니 사진과 글이 어우러진 포토에세이를 낼 수 밖엔 없어요. 일단 읽혀야 하잖아요.
정말 뛰어나지 않은 이상 사진과 글을 통해 제 생각을 이야기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일을 해야 하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저와 생각을 같이 하는 이들이 독자가 되겠지요. 모두를 아우를 수는 없겠지만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과 만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책 제목에 관해 질문 드리고자 합니다. <미침_여행과 사진에 미치다>고 하셨는데 여행과 사진, 두 가지 가운데 어떤 일에 먼저 빠져 들기 시작하셨나요?
비슷비슷합니다. 전 오래전부터 여행에 진한 낭만을 지니고 있었어요. 반면 사진에는 그다지 많은 열정을 갖지는 않았지요. 앞서도 이야기했듯 여행 중 사진을 찍으면서 사진의 맛을 알게 되었어요. 제목에서 여행이 사진보다 먼저 나온 건 당연한 순서에요.
여행 중에 열심히 사진 찍고 돌아와서 현상소에 인화 맡기고, 기다리고, 사진 찾을 때 설레임에 젖어 들고.... 그렇게 살아온 시간들이 좋았어요.
제가 사진에 빠져들기 시작한 시기는 잡지사에 재직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이 땐 밤새도록 암실에서 인화했었어요. 암실이 없어 인화를 못하니까 사무실 키를 복사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도둑질이었지요. 그리곤 7시에 퇴근해서 10시에 사무실로 돌아왔어요. 새벽 4~5시까지 암실에서 인화하고 귀가했어요. 그리고 9시에 사무실로 출근했고요. 당시 제 월급이 40만원이었는데 절반은 집에 보내드리고 월세 내고 남은 돈은 대부분 인화지 사는데 썼습니다. 힘들게 살았어요. (웃음)
미치지 않고는 이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때의 열정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 작가님께서는 이 책 <미침_여행과 사진에 미치다>에 앞서 <나는 사진쟁이다>를 펴냈었습니다. '사진쟁이'라는 제목에 특별한 사연이 얽혀 있나요?
처음 '포토그래퍼'라는 직함이 새겨진 명함을 만들었을 때 가장 행복했어요. 90년으로 기억하는데 제 스스로 팠어요.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따로 명함을 갖고 다녔고 처음 만나는 이들에겐 포토그래퍼 명함을 주었지요. 그때 감격 잊을 수가 없어요.
제가 '포토그래퍼'라는 사실 자체가 절 행복하게 합니다. '포토그래퍼'라는 직업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그 어떤 직업과도 바꾸고 싶지 않아요. 전 이 '포토그래퍼'라는 직업을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겠다 싶었지요.
'사진쟁이'란 말은요 "사진에 미쳐 있는 사람이다, (사진은) 고급스러운 일이 아니다, 사진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요. '포토그래퍼'라는 직업이 전해주는 그 느낌, 절 견딜 수 없이 행복하게 하지요.
-. 이 책 <미침_여행과 사진에 미치다> 말고도 작가님이 발표하신 책들은 여행의 기록들입니다. 많은 경비가 필요했을텐데, 경비는 어떻게 마련하셨어요?
사진만으로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는 작가는 열 손가락에 꼽힐 정도에요. 쉽지 않아요. 처음엔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겹게 경비를 마련했어요. 그러다보니 주머니 사정이 그다지 넉넉하지 못해 여행도 힘겹기만 했었지요.
지금은 출판사, 항공사 등 여러 기업체에서 협찬을 받아요. 하지만 비교적 최근의 일이죠. 3~4년 전에 불과해요.
그러나 후원을 받기보다 원하는 곳을 원하는 때 찾아가고 싶어요. 어차피 후원을 받게 되면 마음에 빚이 되잖아요. 공연한 짐을 짊어지기는 싫어요.
-. 작가님의 사진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친밀감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친밀감을 이끌어내는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나요?
목적은 '사진이 아니라 사람이에요. 사진은 나중의 문제입니다. 먼저 친구가 되려는 마음이 중요해요. 먼저 친구가 되려고 했어요. 저 자신이 외롭게 살았던 터라 사람에 대한 정이 많아요.
먼저 다가가기, 낮아짐 - 사람들에게 낮은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죠.
-. 여행을 하면서 언제 행복했고 언제 슬퍼했나요?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을 마주대했을 때 행복했어요. 볼리비아에서 우유니 사막을 보고 '이곳에 내가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어요. 눈물이 나더군요. 또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사람들이 좋았어요. 그래서 떠나올 때 눈물을 흘렸지요.
슬펐던 기억이라면 돈 없이 여행을 다니다보니 힘겹기만 했지요. 그리고 의사소통이 안되다보니 두려움이 몰려 왔어요. 외로웠고 고독했고.... '나'와의 싸움이었습니다. 참 많이 힘들었죠.
그러나 힘들 때마다 신앙이 많은 힘이 되어주었어요.
-. 10년 뒤, 아니 죽기 전에 꼭 한 번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를 꼽아본다면요?
처음엔 스위스 융프라우였어요. 그곳에서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었지요.
"다시 돌아 오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감격에 겨워 눈물 흘리는
그 사람을 곁에서 지켜보리라"
정말 너무 아름다웠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게 되면 꼭 다시 찾으리라 다짐했어요.
하지만 아직 못갔어요. (웃음)
마다가스카르도 꼭 다시 찾아 갈 생각이에요.
-. 작가님처럼 '여행 사진작가'의 꿈을 가진 이들을 종종 만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실제로 작가님을 찾아 조언을 구하는 이들이 많이 있나요?
용기를 내어 찾아오는 사람도 있지만 많지는 않아요. 하지만 문의는 많이 해와요.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서든 이메일을 통해서든요.
사실 '여행 사진작가'의 길은 힘들어요. 이 길을 가려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함을 잘 알아요. 그래서 선뜻 이렇게해라 저렇게 해라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아요. 대신 제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가장 힘들었던 일들을 이야기해 줍니다. '하지마라 해라'는 식의 이야기보다 스스로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지요. 이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여행사진가를 꿈꾸지요. 갤러리 카페도 운영해보기 원하고. 요사이는 특히 더 그러하지요.
전 최근에 김유경 작가님이 쓴 <열흘짜리 배낭여행>을 읽었는데 참 많이 공감했어요. 이 책의 메세지는 "시간적 여유를 탓하기 보다 자신이 확보할 수 있는 시간 한도 내에서 여행계획을 세워 떠나라. 이것이 진정한 용기고 여행이다"는 것이죠. 전 이 메세지에 깊이 공감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꿈꾸고 여행 사진작가를 꿈꾸면서도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참 아둔하기 그지 없는 행태에요.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이 9일 이라면 9일에 맞게 여행계획을 짜서 떠나면 되고 10일이라면 10일에 맞는 계획을 세워 떠나면 됩니다. 저도 첫 배낭여행을 직장에서 연차휴가를 내서 다녀왔어요.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추어지기를 기다리면 끝이 없어요. 어쩌면 영원히 안 올 지도 모릅니다. 언제 기회가 오겠어요? 내려 놓을 수 있을 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많은 분들이 사진을 잘 찍고 싶어합니다. 그분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책 <미침_여행과 사진에 미치다>에 대해 짤막하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사물에 대한 깊은 관찰이 중요해요.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사진을 많이 봐야합니다. 전 사진을 찍기 전,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보면서 사진에 눈을 떴어요.
사진 찍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무엇'을 찍어야할지 몰라서입니다. 전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서 '무엇'을 찍을 것인가에 대해 답을 찾았어요. 많이 보다보면 감동이 오는 사진이 눈에 들어오게 되요. 방향이 잡히는 것이죠.
'무엇'을 찍어야 할 것인가를 늘 고민해야 합니다. 하나의 주제를 갖고 찍어보는 훈련이 필요해요. 그리고 이 주제가 끝났을 때 다른 주제를 시도해야 하고요. 이런 훈련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책 <미침_여행과 사진에 미치다>는 한 여행가가 들려주는 여행지의 이야기입니다.
같이 여행하는 마음으로 보아 주셨으면 해요. 작가와 함께 여행하는 마음으로....
* 신미식 작가는 블로그를 통해 아마추어 사진가들과 꾸준히 소통해 나가고 있다. 신미식 작가는 또 효창동에 갤러리카페 <마다가스카르>를 운영하고 있으며 갤러리 공간을 블로그를 통해 만남을 갖게 된 사진가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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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지유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