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서울은 지금 몇시인가》의 작가 주치호가
정도전의 모든 것을 굵직한 필치로 그려냈다.
1980년대 베스트셀러 《서울은 지금 몇시인가》의 작가 주치호는 정도전의 일생과 활약상과 사상을 굵직한 필치로 그려냈다. 그리하여 이 소설 《한권으로 읽는 정도전》은 정도전의 개략적인 모습을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기본적인 입문서 역할을 해줄 것이다.
삼봉(三峰) 정도전은 썩어 문드러진 고려 왕조를 갈아엎으려는 역성혁명(易姓革命)의 기획자이자, 조선 왕조를 밑바탕에서부터 설계한 건축자이며, 백성의 나라를 세우려 한 불세출의 경세가이다. 그는 성리학의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조선의 밑바탕을 설계했고 한양의 궁궐, 거리, 도성 등을 쌓아 올렸으며 요동정벌의 꿈을 실현시키고자 군사 훈련에 매진했다. 고려 왕조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개국한 것은 실질적으로 정도전의 공적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권으로 읽는 정도전》은 이 같은 정도전의 일생을 여말선초(麗末鮮初)의 시대배경 속에서 굵직하게 그려냈다는 점이 두드러진 특색이다. 이에 따라 1383년에 함주 막사에서 정도전이 이성계를 처음 만나는 장면부터 1398년에 왕자의 난으로 쓰러질 때까지의 15년간이 이 소설의 주된 무대이다.
고려 왕조가 멸망을 향해 치닫는 숨 가쁜 과정, 조선 개국의 이런저런 모습, 요동정벌의 꿈, 왕자의 난 등이 속도감 있는 전개 속에서 쉴 새 없이 펼쳐진다.
인간 정도전을 그려내기 위한 세 가지 프리즘
《한권으로 읽는 정도전》은 이러한 정도전의 일생을 그려내기 위해 3부로 구성했다.
제1부 역성혁명(易姓革命)
제2부 백성의 나라
제3부 왕자의 난(亂)
정도전의 일생은 여말선초의 숨 가쁜 과정과는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한데 묶여 있다. 그러므로 이 같은 3부 구성은 인간 정도전을 그려내기 위한 세 가지 프리즘이라 할 수 있겠다.
“제1부 역성혁명(易姓革命)”은 고려 왕조가 멸망으로 치닫는 과정을 빠른 필치로 그려냈다.
“제2부 백성의 나라”는 조선 왕조의 설계, 한양 천도 과정, 정도전의 주요 작품들, 요동정벌의 꿈, 그리고 백성의 나라라는 정도전의 비전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제3부 왕자의 난(亂)”은 이방원의 반란이 어찌하여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를 다각도로 묘사했다.
이상의 세 가지 프리즘을 통해 정도전의 일생, 활약상, 사상, 꿈, 좌절 등이 입체적으로 되살아나는 것이 이 소설의 두 번째 특색이다.
우리 역사상 3대 성군(聖君),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과 박정희 대통령을
한데 합쳐놓은 이미지
작가 주치호는 정도전의 이미지를 우리 역사상 3대 성군(聖君),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과 박정희 대통령의 모델 속에 융합시켰다.
이 때문에 《한권으로 읽는 정도전》은 선이 굵고 속도감이 있는데, 이러한 기법은 정도전처럼 비극적인 영웅을 그리는 데 적합한 것 같다. 아울러, 독자들은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 역사상 3대 성군(聖君)의 이미지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고, 역사의 교훈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재미와 속도감과 교양을 한데 갖춘 역사소설, 바로 이것이야말로 《한권으로 읽는 정도전》이 독자들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일 것이다.
여러 모습의 정도전, 한권의 소설에 다 담아낼 수 있을까?
정도전은 급진적인 개혁가이자 뛰어난 문학가요 사상가이자, 불세출의 경세가로서 관심 분야도 성리학, 토지 개혁, 법체계, 병법, 도시계획, 음악 등으로 다양하다. 정도전이 이것저것 한 일을 훑어보다 보면, 한 인물이 이 모든 일을 어떻게 다 성취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 정도이다.
이렇게 큰 인물을 한권의 소설로써 다 다루기란 애초부터 무리한 목표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제약 탓인지, 작가는 정도전의 생애 가운데 마지막 15년간을 중심으로 얘기를 끌어나가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15년간의 기간은 고려 말~조선 초에 걸쳐 있으므로, 정도전의 생애와 여말선초(麗末鮮初)의 역사가 씨줄 날줄처럼 긴밀히 엮여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에 따라 작가 주치호는 여말선초의 시대 배경 속에서 정도전의 삶과 사상과 꿈을 밀도 있고 속도감 넘치게 그리고 있다.
여말선초의 15년간에 응축된 정도전의 모든 것
그렇다면 여말선초의 15년간에 초점을 맞추자면, 작가는 정도전의 여러 모습을 형상화시키는 데 얼마나 성공했을까?
이 물음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우선, 고려의 멸망 과정과 조선의 건국 과정이 속도감 있게 펼쳐지므로 요점이 머릿속에 쏙 박혀 든다. 또한 그 과정에서 중요한 주역들, 이를테면 정도전, 이성계, 최영, 정몽주, 이방원, 조준, 남은 등의 활약상이 개략적으로 잡힌다. 아울러 정도전의 몇 가지 모습, 이를테면 문학가이자 사상가이자 경세가의 면모도 개략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왕자의 난이 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가도 쉽게 이해된다.
이런 내용들이 소설적인 구성 속에서 속도감 있게 펼쳐짐과 아울러, 군데군데 인문 교양도 섞어 넣은 점이 눈에 띈다. 요컨대 작가는 소설적 재미와 인문 교양을 한데 아우르려고 노력한 것 같다.
그래서 여말선초의 개략적인 역사 과정과 정도전의 삶을 씨줄 날줄로 한데 엮은 것이 이 소설의 미덕으로 보인다.
정도전의 삶과 사상과 꿈에 대한 개략적인 스케치
현대 한국인의 관점에서 돌이켜 보자면, 정도전의 몇 가지 꿈은 특이한 울림을 지닌다. 이를테면 그는 철두철미한 성리학자로서 조선의 억불숭유(抑佛崇儒) 정책을 입안했고, 사병을 혁파하여 관군으로 일원화시킴으로써 장차 요동을 정벌하려고 꿈꾸었으며,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 아래 철저한 토지 개혁을 도모했던 이상주의자였다.
이 소설은 이런 면모들을 개략적으로 스케치함으로써, 말하자면 정도전에 대한 “입문적인 안내” 역할을 해줄 것 같다. 다만, 더 큰 스케일 속에서 더 학술적으로 파고드는 주제들에 관해서는 관련 전문서들을 읽어보아야 할 것이다.
아무튼 쉽고 재미있고 속도감 있게 읽어나가면서 정도전의 개략적인 모습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다는 점, 바로 이런 점이 《한권으로 읽는 정도전》이 지닌 매력으로 보인다. 독자 여러분의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저자 소개
저 : 주치호
1980년대 대표작 《서울은 지금 몇시인가》를 발표, 58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던 작가. 재계에서 활동하며 주로 기업소설을 발표해 오다가 1990년대 후반부터 창작 장르의 폭을 기록, 역사, 정신세계, 애정 등 다양하게 넓혀가고 있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율산그룹의 흥망성쇠를 드라마로 엮은 《서울은 지금 몇시인가》를 비롯해서 《소설 강증산》(전4권), 《실록 제5공화국》(전15권), 《재벌열전》(전12권), 《증권삼국지》, 《재벌야망》(전2권), 《주식작전 24시》(전2권), 《한국 이대로 가면 망한다》, 《하얀종말》,《뻐꾸기 둥지에도 밤은 온다》(전3권), 《삼성공화국 성공신화》(전3권), 《한국 실패학, 일본 실패학》, 《소설 박정희》(전2권), 《박근혜 오디세이》, 《박근혜 신드롬》, 《서울은 멸망할 것인가》, 《김우중 비망록》, 《모택동 비사》(전2권) 등 다수가 있다.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대한석탄공사, 율산그룹, 동서증권, 동원산업그룹, 증권일보사 등 재계에서 재무회계 분야 전문가로 활약했었다.
목 차
머리말
제1부 역성혁명(易姓革命)
1. 첫 만남
2. 혁명의 밑그림
3. 무서운 세월
4. 요동 출병
5. 역신(逆臣)인가, 충신(忠臣)인가?
6. 고려 왕실의 황혼
7. 정도전과 정몽주
8. 정몽주의 반격
9. 하여가(何如歌)와 단심가(丹心歌)
10. 고려 왕조의 멸망
제2부 백성의 나라
11. 조선(朝鮮)의 아침
12. 한양 천도
13. 천재의 붓
14.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
15. 억불숭유(抑佛崇儒) 정책
16. 요동정벌의 꿈
17. 안민론(安民論)과 부국론(富國論)
18.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다
제3부 왕자의 난(亂)
19. 천명(天命)의 주사위
20. 왕자의 분노
21. 신덕왕후(神德王后)의 죽음
22. 사병(私兵)을 혁파하라
23. 이방원의 책사, 하륜
24. 운명의 날
25. 마지막 한마디
26. 태상왕의 방황
정도전 이후
끝맺는 말
정도전 연표
[이 게시물은 님에 의해 2014-04-03 14:27:20 좋은책이벤트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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