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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라는 독
 : 류샹핑/허유영  : 인문
 : 추수밭  : 2016년07월30일
  자존감이라는 독

왜 우리는 자존감 높이기에 중독되었나?

높은 자존감 추구의 함정,
자존감 만능주의가 불러일으킨 오해


낮은 자존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존감은 높을수록 좋고, 자존감이 높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높은 자존감이 낮은 자존감보다 긍정적인 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높은 자존감이 무조건 좋다는 주장은 오히려 자존감 만능주의를 불러일으켰다. 이 책 《자존감이라는 독》은 자존감이 언제나 ‘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면에 ‘독’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높은 자존감을 추구하는 것은 왜 위험한가? 자존감은 높을수록 좋다는 믿음은 잘못된 것인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자존감은 단지 한쪽 면뿐이었다. 그동안 가려져 있던 자존감의 또 다른 본질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자존감에 골몰하지만 정작 반쪽만 아는 사람들

저자인 베이징사범대 심리학대학원의 류샹핑 교수는 자존감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비이성적인 현상’임을 직시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병적인 수준에 이른 자존감 추구 현상이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존감이 ‘행복’과 같다고 말한다. 행복한 사람들이 ‘행복’에 대해 고민하지 않듯이 자존감 장애를 안고 있는 사람만이 ‘자존감’에 연연하며 다른 사람들을 자극한다. 저자에 따르면 자존감이란 “진심 어린 애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생각”이다. 따라서 건강한 자존감은 진정한 애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어떤 조건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또한 건강한 자존감은 자신의 가치뿐만 아니라 ‘타인의 가치’도 인정하는 마음이 뒷받침된다.

저자는 중국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사회 고위층의 ‘갑질’ 논란을 언급하며 ‘자존감 장애’를 그 원인으로 분석했다. 예컨대 《삼국지》의 관우는 재능이 출중하고 용맹했지만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주위 사람들을 동정하지 않은 ‘자기 과시형’ 인물로, 건강한 자존감을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존감 장애는 ‘낮은 자존감’의 문제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자존감이 높더라도 이타적인 마음이 없으면 완전하지 않다. 또한 자존감이 특정 상황에 좌우되는 ‘조건부 자존감’인지도 중요하다. 시험 결과나 성공 여부에 영향을 받는 자존감은 ‘진정한 자존감’이 아니다. 이렇듯 자신의 가치만 인정하고 타인의 가치를 인정하지 못하며 외부 조건에 휘둘린다면 “단편적이고 불충분한 반쪽짜리 자존감”을 가진 것이다.

자존감을 둘러싼 오해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저자는 대부분 사람들이 “자존감이 낮거나 자괴감을 가진 사람들은 스스로 가치 없는 존재라고 여길 것이라고 짐작한다”며 낮은 자존감에 대한 편견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모두 절망, 자학, 우울증에 빠질 거라고 단언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들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덜 긍정적인 것”이라는 얘기다.

높은 자존감의 독, 낮은 자존감의 힘

저자는 다양한 형태의 자존감 장애가 문제이며 “자존감의 높고 낮음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심리학계에서도 자존감의 높낮이보다 그 근원을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으며, 바우마이스터 등의 심리학자들 역시 높은 자존감의 단점을 언급하며 자존감의 부작용을 제시한 바 있다.

높은 자존감의 단점
1. 상대에 대한 공격성이 강하다 2. 위협을 받으면 심하게 집착한다
3. 첫인상은 호감을 주지만 유지하기 어렵다 4. 자기중심의 나르시시스트다

높은 자존감이 학업과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불안한 자존감은 오만과 공격성을 보인다. 물론 낮은 자존감은 자신감이 부족하고, 고민이 많으며,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 쉽고, 초조하거나 우울해하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 낮은 자존감의 단점은 문제시되는 반면, 높은 자존감의 단점은 잘 거론되지 않는다. 심리학계에서도 여전히 ‘높은 자존감’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저자는 심리학과 진화 이론을 바탕으로 ‘낮은 자존감의 장점’을 제시한다.

낮은 자존감의 장점
1. 신중하여 질투나 공격을 받지 않는다 2. 위협을 받으면 자기 보호 기능이 발휘된다
3.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여 호감을 준다 4. 사람들이 경계하지 않고 도움을 준다

부모의 조건 없는 사랑이 건강한 자존감의 토대가 되는데, 저자는 “인간의 본성도 진화의 산물”이라는 진화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타고난 기질’ 역시 자존감의 주요인이라 강조한다. 천적을 피해 몸을 숨기는 본능적 행동,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반성과 자책, 에너지 비축을 위해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행동이 일종의 생존 방식인 셈이다. 저자는 로버트 라이트의 진화심리학 저서 『도덕적 동물』에서 “낮은 자존감은 사회적 지위에 순응하는 일종의 화해 방식”임을 인용하며, 낮은 자존감이 진화를 통해 습득한 생존 전략임을 설명한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낮은 자존감의 힘’은 권력에 순응하고 비굴한 태도를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중국에서 살아온 저자의 문화적 관점이 반영된 분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서양에서는 ‘자신감’과 ‘개인주의’를 강조하는 반면, 동양에서는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고 ‘대인관계’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낮은 자존감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에 이의를 제기하는 동시에 그것을 억지로 끌어올리려는 노력 또한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격려와 칭찬이 왜 효과가 없을까?

저자에 따르면, 한번 형성된 자존감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특히 낮은 자존감은 복잡한 환경과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높은 자존감의 특징을 모방한다고 바뀌지 않는다.
실제로 미국의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연간 수십 만 달러를 들여 자존감 교육을 실시했다. 중국에서도 ‘상식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자존감 교육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교사와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네가 최고야”라고 말하고, 학생들은 거울을 보며 “나는 대단한 사람이야”라고 말하게 했다. 그런데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자존감 교육이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을뿐더러 자존감이 더 낮아지는 뜻밖의 결과를 초래해 실패한 프로젝트가 되고 말았다.
메마른 나무에 물을 주듯 자신에게 격려와 칭찬을 해주는데도 왜 효과가 없을까? 이에 저자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한다. “높은 자존감을 추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높은 자존감을 추구할수록 오히려 자존감이 더 낮아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평생 심리적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할까? 이에 저자는 “자존감 상승만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라면서, 자존감 상승에만 집착하지 말고 마음의 안정감,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적절한 치료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심리학 지침은 다음과 같다.

- 완벽주의식 자기 평가를 피하라_ 나는 완벽하지 않다. 흑백 논리로 자신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 장점을 발휘하라_ 나의 단점에만 주목하지 말고 장점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진정한 관심과 칭찬을 느껴라_ 주변 사람들이 무조건적인 사랑과 관심을 베푼다면 안정감이 향상된다.
- 자주성과 주도성을 길러라_ 자존감에 집착하지 않으려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추구해야 한다.
-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라_ 성공을 통해 얻는 만족감이 아닌 자신의 잠재력 실현에 더 주목한다.

내면의 문제에 지나치게 빠져들지 말 것

자존감의 함정은 치명적이며, 자존감 문제는 수많은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목표했던 일이 잘되지 않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한다고 느낄 때, 삶의 곳곳에서 자존감은 우리를 괴롭게 만든다. 그런데 자존감이 유일한 해법이라 믿거나 자존감에 과도하게 집착하며 자신과 타인을 저울질해왔다면, 저자는 이러한 비교야말로 심리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라 경고한다. 만일 비교가 일상적인 습관이 되었다면 이미 자존감에 중독된 상태라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신봉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내면의 문제에 지나치게 침잠하지 말 것을 권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 정신분석은 자기반성과 부정적인 반추를 통해 우울함을 지속시키고, 자아를 더 깊이 분석하는 악순환에 빠뜨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과감하게 “자아를 잊어라”라고 말한다. 자신과 타인, 세상을 평가하는 데 함몰되지 말라는 것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존감이 높아지길 바란다. 하지만 노력하면 할수록 자존감이 높은 척 가장하게 될 뿐 진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저자에 따르면, 자존감이 높다고 자만하지 말고 자존감이 낮다고 억지로 높일 필요가 없다. 또한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에 일어난 부정적 결과도 인생의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저자는 시인 소동파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비교 습관에서 벗어날 것을 권한다. 소동파는 좌천된 뒤에도 미식가로서의 감각을 발휘해 동파육 등의 요리를 개발했다. 그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기질을 살려 훌륭한 시와 그림을 통해 ‘비교하지 않고 사는 법’을 강조했다.

자존감을 높낮이로 평가하는 방식과 높은 자존감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중독 상태에 문제를 제기한 이 책은 ‘낮은 자존감’을 학문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심리학서와 차별성을 가진다. 또한 자존감이 만능키가 아니며 다양한 시각에서 자존감 장애와 원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저자는 자존감의 심리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한편, 독창적인 관점으로 자존감을 새롭게 분석해냈다. 이 책은 자존감의 심리학에서 주목하지 못한 자존감의 이면을 조명하는 동시에 건강한 자존감을 위한 실천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 소개

 

저 : 류상핑

 

베이징사범대학교 심리학대학원 교수이자 임상 및 자문심리학연구소 소장이다. 류샹핑 교수의 연구는 자아와 정체성, 감정 장애와 학습 장애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심리 평가와 치료, 심리 상담과 교육을 오랫동안 진행해왔다. 이론 및 현장 경험을 통해 류샹핑 교수는 풍족한 삶 이면에 더욱 곪고 있는 현대인의 심리적 고통의 원인을 찾아 자존감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저서《자존감이라는 독》은 국내에 소개되는 류샹핑 교수의 첫 책이자 대표작으로 급격한 경제 성장과 빈부격차 심화를 겪은 중국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역 : 허유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와 동 대학 통역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가장 쉽게 쓰는 중국어 일기장》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다 지나간다》《사람답게 산다는 것》《기업의 시대》《성룡》《인생에 가장 중요한 7인을 만나라》《초조하지 않게 사는 법》《그래서 오늘 나는 외국어를 시작했다》《너란 남자, 나란 여자》 등 80여 권이 있다.

 

 

상세 이미지

 


 

자존.jpg


 

[이 게시물은 님에 의해 2016-07-29 13:50:45 좋은책이벤트에서 복사 됨]

등록댓글 1 / 댓글 작성시 30포인트 적립
 조성욱   높은 자존감의 단점에 심히 공감합니다. 청년시절 저의 문제였으니까요. 
타인과 비교하고 남에게 지면 안된다는 강박관념 비슷한 그 무었때문에
쓸데없이 주변의 사람들을 힘들게 했었던 부끄러운 기억이 생각나네요.
겸손과 자기 내려놓음이 훨씬 더 인간관계를 윤택하게 하는거 같아요.
18-07-27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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