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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회사가 아니다
 : 폴 크루그먼/유중  : 경제/경영
 : 스마트비즈니스  : 2016년03월21일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교수의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

기업은 ‘무조건적 이익’을 추구하지만
국가는 ‘이익 너머의 전체’를 봐야 한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 교수가 지난 2009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클래식] 시리즈에 출간했던,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A country is not a company)》가 한국에서 출간되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은 마치 지금의 한국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듯, 국가를 회사처럼 경영해서 안 되는 이유들을 설명하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 책을 통해 큰 기업을 경영해 성공한 기업가가 국가 경제에 조언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업에서의 성공 경험은 국가 경제를 운영하는 전체 측면에서 보면 극히 좁은 한 부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기업가가 빠져 있는 ‘착각’에 대해 5가지 사례를 들면서 조목조목 설명한다.

국가를 회사처럼 경영하는
지도자가 빠지는 ‘5가지 착각!’


첫 번째 착각, 수출이 증가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

대다수 기업가는 무역 확대가 일자리 창출에 좋은 기회를 제공해줄 것으로 믿는다. 또 국가가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크루그먼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 나라의 수출은 다른 나라의 수입이므로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수출품에서 얻은 달러는 한 국가 내수품이 다른 나라 수입품으로 전환돼 소비되는 각각의 달러와 일치한다는 논리에서다.

수출 증가로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지만, 한쪽에서는 수입이 증가할 수밖에 없어 공장을 닫는 일이 벌어진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상무장관이 자국의 기업들을 위해 수십억 달러어치의 ‘빅 딜’을 따냈다고 해도 고용인원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은 다른 경제 분야에서 똑같은 수의 일자리를 파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이 일본의 자동차를 구입하면 그 대가로 무언가를 팔고 있음은 틀림없다. 그것이 보잉제트기가 될 수 있지만, 록펠러 센터일 수도 있고, 재무부의 단기채권일 수도 있다. 이는 회계 상 피할 수 없는 진리라는 게 크루그먼 교수의 설명이다.

두 번째 착각, 외자 유치가 많아지면 무역 흑자를 기록한다?

수백 개의 다국적 기업이 어떤 국가를 제조 현장으로 이상적인 곳이라고 결정하고, 새로운 공장이나 시설을 짓기 위해 연간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붓기 시작했다면 과연 그 국가는 무역 흑자를 낼까?

대다수 기업가의 답은 ‘예스’다. 기업가들은 자신의 회사에 자금이 들어오면 수출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많은 기업으로 확대 적용해 국가 경제 전반에 무역 흑자가 쌓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다수 기업가들은 외자 유치를 선호한다.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자본금이 유입된다는 것은 자국 국민들이 해외에서 자산을 습득하는 것보다 외국인들이 그 나라 안에서 더 많은 자산을 습득하고 있다는 것으로, 따라서 많은 자본을 끌어들이는 나라는 필연적으로 무역 적자를 겪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멕시코를 예로 들었다. 지난 1980년대 멕시코는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1989년 이후, 멕시코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대두되면서 외국인 투자가 쏟아졌다. 외국인 투자의 일부는 새로운 공장에 사용할 수입 장비를 구입하는 데 사용되었다. 나머지 자금은 멕시코 국내의 경기 부양을 일으키는 데 소요되었다. 이 과정에서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페소화의 가치가 급작스럽게 과대평가되었다. 페소화의 가치 상승으로 수출은 둔화되었고 많은 멕시코 소비자들이 수입 상품을 구매하였다. 그 결과 막대한 무역 적자와 함께 페소화의 가치 폭락으로 이어졌다. 대규모 자본 유입은 대규모 무역 적자와 정확하게 일치했다.

세 번째 착각, 기업가는 국가 경제의 ‘복잡성’을 극복할 수 있다?

미국 경제는 대기업 중 가장 많은 고용인을 가진 제너럴모터스보다 200배가 넘는 1억 2천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수학자의 말을 빌리면, 구성원 간 상호 작용은 사람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 그래서 미국 경제는 미국 내 가장 큰 기업보다 수백 배가 아니라 수천, 수만 배 더 복잡하다. 기업과 국가 경제 사이의 복잡성 차이로 보면 200대 1이라는 비율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국가 경제는 수천 수만 개의 완전히 개별적인 분야의 기업들로 이루어져 있다. 단지 한 나라의 국경 안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결합되어 있을 뿐이다. 밀 재배에 성공한 농부의 경험은 컴퓨터 산업에서 이용할 만한 통찰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컴퓨터 산업에서의 경험은 레스토랑 체인점을 성공시키는 전략에 좋은 가이드가 되지 못한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를 ‘마비된 지네의 우화’에 비유한다. 특정 분야의 경험에 특화된 기업가는 본성적으로 뚜껑을 열고 엔진을 작동시켜야만 직성이 풀리기 때문에, 흡사 100개의 다리를 가진 지네가 다리를 조정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고민하다가 다시는 제대로 기어갈 수 없게 됐다는 이야기와 같다는 것이다.

네 번째 착각, 기업 전략과 국가 경제의 운영은 근본적으로 같다?

아무리 큰 대기업이라 해도 개방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국가 경제 운영은 대체로 폐쇄형 시스템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쓰레기 매립지 문제가 대표적인 예다. 내가 사는 지역의 주민들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민간폐기물 처리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하지만, 국가는 쓰레기를 제3국으로 보내지 않는 한 어느 곳에 쓰레기 묻어야 할지를 반드시 결정해야만 한다. 따라서 그는 국가 경제를 운영하는 데 적용하는 일반 원칙은 기업을 경영하는 데 적용되는 것과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우선 인사관리와 노동법은 다른 가치를 지향한다. 기업의 재정관리와 통화 정책 역시 다르다. 기업 회계에 완전히 익숙해져 있는 기업가가 서로 다른 여러 가지 것들을 측정하고 다른 개념을 사용하는 국민소득계정을 제대로 읽어내기는 어렵다. 최고경영자에게는 환율, 물가 등은 별로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그러나 국가 경제 운영자는 전체 자본의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런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한 분야에서 유명한 권위자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의견을 개진하는 ‘위대병(great man’s disease)’의 오류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기업 경영과 국가 경제의 차이점은 ‘피드백’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개방적인 기업 세계에서 피드백은 대체로 미약하고 불확실하다. 하지만 폐쇄적인 국가 경제 세계에서의 피드백은 매우 강력하고 확실한 편이다. 그리고 기업 세계의 피드백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국가 경제 세계에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편이다.

기업이 한 분야의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면 그 회사는 재정적, 기술적 시장 기반이 넓어진다. 그래서 더 많은 고용을 할 수도 있고 다른 분야에 진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기업이 아무리 사업을 확장하고 고용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국가 경제의 차원에서 보면 한 분야의 사업 확장은 다른 산업으로부터 자본과 노동이 이동한 것에 불과하다.

다섯 번째 착각, 대통령은 기업가에게 조언을 받아야 한다?

크루그먼 교수는 책 마지막 소제목을 ‘대통령은 무엇을 해야 하나’라고 달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은 불가피하게 많은 문제들, 특히 돈이 결부된 문제들에 대해 기업인에게 조언을 구한다. 이때 대통령은 조언을 구해야 할 것과 구해서는 안 될 것을 구별하는 감각을 가져야 한다. 또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한 기업가라도 국가 경제에 대해 조언할 때, 조언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별하는 감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국가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크루그먼 교수는 케인스의 예를 들고 있다.

1930년 세계가 대공황으로 접어들 때, 케인스는 경제 위기를 완화시키기 위해 대규모 통화 팽창 정책을 요구했다. 그는 금본위제에 집착하던 은행가들의 조언이나 혹은 생산량을 제한함으로써 가격을 올리기를 원했던 제조업자들의 조언이 아니라 경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정책을 호소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만약 당시 대통령이 케인스의 조언을 따랐더라면, 최악의 불황이 가져온 참극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대통령이 범할 수 있는 오류는 이렇다.

“한 국가는 일개의 거대한 기업과는 다르다. 뛰어난 기업가가 되는 기질은 뛰어난 경제 분석가가 되는 기질과는 다르다. 아무리 큰 기업을 운영하더라도 비즈니스에서 얻은 경험은 국가 경제를 운영하는 전체 측면에서 보면 지극히 작은 규모이며 아주 좁은 한 분야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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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 : 폴 크루그만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1953년 미국 뉴욕에서 출생으로 1974년 예일 대학교를 졸업하고, 1977년 MIT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2-83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으로 레이건행정부에서 일했다. 예일, 스탠퍼드, MIT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역임했고, 1991년 미국경제학회가 2년마다 40세 이하 소장 경제학자에게 수여하는, 노벨경제학상보다 더 받기가 힘들다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John Bates Clark Medal)’을 수상하고, 2002년에는 <에디터&퍼블리셔>지로부터 ‘올해의 칼럼니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프린스턴 대학교 경제학과와 외교학과(International Affairs) 교수로 있으면서 <뉴욕 타임스>에 경제학자로서는 최초로 2주일에 한 번씩 고정 칼럼을 기고 중이다. 저서로서 『대폭로』, 『팝 인터내셔널리즘』, 『경제학의 향연』, 『폴 크루그먼의 불황경제학』, 『우울한 경제학자의 유쾌한 에세이』,『불황의 경제학』,『경제학의 진실』,『경제학자들의 목소리』,『기대 감소의 시대』등이 있다.

 

역 : 유 중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를 받았다. 1999년부터 출판계에서 활동하면서 틈틈이 번역과 글쓰기 작업을 하고 있다.
번역서는 『태양, 지놈 그리고 인터넷』(프리먼 다이슨) 『중도란 무엇인가』(틱낫한) 『사랑은 어떻게 시작하여 사라지는가』(로버트 스턴버그) 『이기적 경제학 이타적 경제학 』(데이비드 보일, 앤드류 심스) 등이 있으며, 저서는 『각인각색 심리이야기』 『선한 사람들을 위한 성공교과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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